성폭력이란 '성적인 행위로 남에게 육체적 손상 및 정신적·심리적 압박을 주는 물리적 강제력'이라고 한다. 이에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많은 문제들 중 성폭력도 한 부분을 차지한다며, 국민을 불안케 하는 4대 사회악 근절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바가 있다.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을 4대 사회악으로 꼽아 당시 경찰에서는 4대 사회악 근절 추진본부와 성폭력 특별수사대를 출범시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바가 있으나 정치권 내 성폭력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최근 하위 여직원 '성추행'으로 경찰에 고발된 양산시의회 A 모씨가 저지른 성추행은 일방적으로 자신의 성적(性的) 만족을 얻기 위해 물리적으로 신체 접촉을 가함으로써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킨 성범죄다.

이는 성(性)을 매개로 A 씨가 직위를 이용한 업무를 핑계로 하위 여직원에게 성적(性的)인 언동(言動) 등으로 성적굴욕감과 혐오감을 준 행위로 포괄적인 개념으로 하나의 성폭력이고 성범죄라 할 수 있다.

특히 사회 지도층으로 주민들로부터 존경받아야 하는 시의회에서 하위 여직원의 거부 의사를 무시하고, 1년 넘게 자신의 성적욕구 충족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틈만 나면 여직원의 신체 부위를 적극적으로 접촉했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상대 여직원이 '과도한 신체접촉은 자제해달라'고 부탁을 하였는데도 불구하고 거부하지 않아 괜찮은 줄 알았다. 거기에 대한 거부 반응이라든지 만약에 그게 기분 나빴다 하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지만, 직위를 이용한 업무를 핑계로 상대 여직원에게 성적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준 것은 엄연한 직장내 성추행이다.

A 씨가 자신의 성적욕구 충족을 위해 하위 여직원의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신체를 접촉한 것은 하나의 성추행이다. 즉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상대방이 순간적으로 불쾌하게 생각하고 수치심을 느낄 수 있었다면 이는 반듯이 성폭력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하위 여직원이라고 해서 자존심도 없고, 자기 결정권도 없는 무성(無性)인양 업신여기며, 막 대하는 권력 남용은 버려야 한다. 또 하위 여직원에게 업무와 관련해 상대방의 의사에 관계없이 실없이 놀리거나 성적으로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도 하지 말아야 한다.

80년대 말 삼성전자가 자사의 제품을 소개하면서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고 했던 광고문구처럼, 순간의 욕구를 참지 못하고 저지른 A 씨의 성추행은 36만 양산시민을 대신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동료들의 얼굴에 먹칠을 한 것이다.

수천 또는 수만 명의 주민들이 자신들을 대신해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고, 지역발전에 혼신을 다하라고 만들어준 자리에서 희희락락 거리며 자신의 성적 충족에 혈세를 낭비한 것은 자신을 선택한 지역민들을 배신한 것이고, 스스로 몰락의 길을 택한 것이다.

물론 이처럼 신체접촉이 있었을지라도 성추행으로 인정되지 않는 시대도 있었다. 불과 20여 년 전 만해도 성추행이나 성희롱에 대해서 알게 모르게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던 같다.

길거리에서 여자 아이들을 만나면, 아무런 죄책감 없이 아이고 참 예쁘네라며 머리도 쓰다듬고, 이마나 손등에 뽀뽀를 하는 경우도 있었고, 남자 아이들을 보면 요녀석 참 잘 생겼네라며 엉덩이를 툭 치지기도 했지만, 누구 하나 잘못이라 지적하는 사람 없었다.

또 모임에서도 여자 회원에게 음란한 농담이나 성적인 비유 또는 원하지 않는 신체접촉도 하고, 회식이나 야유회 자리에서 옆에 앉히거나 술을 따르도록 강요하고, '여자가 술을 따라야 제 맛'이라는 이상한 논리로 싫다는 여자 회원에게 술을 따르게 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모두가 관대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양산시의회에서 '성추행'이란 말 자체를 공개적으로 꺼내기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성폭력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권력을 휘두른 것인지를 모르겠지만, 성폭력은 사회 악(惡)이고 테러이다.

하위 여직원이라고 해서 자존심도 없고, 자기 결정권도 없는 무성(無性)인양 업신여기며, 막 대하는 권력 남용은 더 이상 안 된다. 특히 물리적이나 권력관계 약자들이 안심하고 일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한 것 같다.

양산시의회는 이번 A 씨의 사건을 계기로 단순한 남녀 간의 위계에서 기인하지 말고, 주민 대표 기구 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사회적 요인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또 36만 양산시민들이 선출한 지식층으로 이뤄진 양산시의회 구성원 모두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위치를 한 번쯤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인격과 인성은 후진국 수준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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