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탕! 탕! 우 당 탕 탕!

복도에서 나는 소리만 들어도 안다. 이 발소리는 5학년 OO이가 뛰어가는 소리이다. 문을 열고 보니 OO이는 벌써 저만치 멀어져 가고 있다.

학교에서는 이 공격적인 학생으로 인해 학생, 선생님들의 어려움이 컸다. 수개월이 지났지만 문제행동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었다. OO이와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해결방안을 고심해 보았다.

'공격성이 강한 아이는 한 사람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공동체적으로 관심을 갖고, 학생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학교에 계시는 모든 선생님들과 수차례 해결 방안을 논의해 왔다.

먼저, 상담을 거부하고 있는 부모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려 담임선생님과 교장, 교감 선생님이 직접 나서서 학부모를 적극 설득하였다. 실로 기나긴 여정이었다. 드디어 부모도 아이를 향한 우리의 진심을 알았고, 부모와의 면담을 시작하였다.

공격적인 아이의 상태에 대해 부모, 학교의 모든 구성원들을 통해 파악하고, 심리검사를 통해 객관적인 자료를 확인했다. 부모에게 병원치료가 필요함을 설득하고, 학교에서는 위클래스 상담 뿐만 아니라, 방학 동안 외부상담을 연계했다.

인생은 해석이다. 내가 부츠를 사기로 마음먹으면, 거리를 걸어갈 때 부츠만 눈에 들어온다. 사람이 주의를 두는 곳에 에너지가 몰린다. 학생을 문제아로 단정지으면 문제행동만 눈에 들어온다. 인간은 사건보다 사건에 대한 생각 때문에 화나고 불안해한다.

따라서 교사의 아이에 대한 생각, 문제행동에 대한 해석이 중요하다. 이 어린이는 아픈 아이이고 도움이 필요한 아이이며, 어린 아이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 공격적인 학생을 지도할 때는 무조건적인 이해와 지지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울타리가 되어 주어야 한다.

계속적으로 가르쳐주고 기다려 주어야 한다. 선생님이 포기하지 않고 버텨주는 것이 최선이며 인간이 인간을 통제할 수는 없으므로 학생을 가르칠 때 요청해야 한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싶은 만큼만 아이에게 요청해야 한다. 가르치면서 느끼는 교사의 어려움은 동료 교사가 제일 잘 안다.

서로 가르침의 고충에 대해 공감하고 위로하자. 미소를 지으면 뇌가 행복하다고 인식하여 몸에서 좋은 호르몬이 나온다. 평소에 루틴으로 입꼬리 올리기를 실행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완호흡법을 연습하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경험을 해 보는 것도 좋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안 좋은 감정이 올라올 때, 잠시 멈추고 호흡을 2분 정도 해 보는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학생이 문제행동을 했을 때, '어떤 마음에서 그렇게 했니?'라고 먼저 물어봐 주고, '이해가 되네.' 공감해 주고, '그런데 그런 행동은 이런 면에서 아니야.'라고 가르쳐 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울타리가 되어서 지켜보고, 보호해 주고, 경계를 지워주는 좋은 어른이 되어야 함을 새삼 깨닫는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마지막 한 아이까지 품에 안고 교육자로서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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