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으로 보름 넘게 고생하다

온갖 상상을 하며 병원을 찾았다

몇 마디 질문과 답변으로는

그 원인을 알 수가 없는지

머릿속을 보자며 M. R. I를 찍잔다

주사를 맞고 옷을 갈아입으니

드럼통 같은 기계가 입을 벌리며

입맛을 쩝쩝 다신다

볼안감에 주눅이 들지만

거부할 수없는 현실에 몸을 눕힌다

우르르 쾅쾅 사각사각

허기진 기계가 머릿속을 헤집으며

숨어있는 두통을 찾는다고 바쁘다

한 시간도 안 되는 시간이

한나절처럼 느리게 지나가고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며

다시 의사 앞에 불려가 앉는다

크게 염려할 것은 아니지만

뇌혈관이 좁아졌다며 처방전을 내준다

조금 전까지 쑤셔대던 두통

순식간에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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