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지역 부끄러운 애창곡 '인물 부재'
청렴하지 못한 시장들 처신이 주원인
현 시장 둘러싼 악성루머 듣기도 거북
총선 후보들, 공인 자질부터 점검해야

전국에서도 총선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양산지역이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새해 벽두부터 그 열기가 뜨겁다. 이에 따라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들과 함께 전·현직 양산시장들에 대한 자질과 능력 인물 세평(世評)이 또다시 난무하고 있다. 이러한 세평들은 비단 양산지역 뿐만 아니지만, 역사의 흐름에 따라 사람 사는 곳이면 늘 상존한다. 왕조시대나 군사독재시대 나라님도 민초들의 안주거리가 되었고, 지금은 대통령과 국회의원, 도지사, 시장, 군수들의 능력과 도덕성 등 인물평은 시도 때도 없이 난도질당하고 있다. 민중 속에 떠다니는 공인들의 이런저런 세평은 실체가 없어 보이지만 있게 마련이고, 그 전파 속도도 분초사회를 능가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년 전 부산일보 기자로 양산시청을 출입할 때 귀가 따갑도록 듣고 보면서 실감해왔던 그 노래를 만 2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또다시 같은 노래를 듣게 된다는 점이다. 인물론에 대한 양산시민들의 기대 욕구와 생각은 상당히 높아졌는데, 인물난은 20년 전 그 수준에 머물러 있는듯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해 시민들의 후보자 인물난에 대한 욕구불만이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왜일까? 계량화된 정답은 아닐지라도 과거 양산시장과 국회의원, 시의원 등 사회 지도자급 인사들에 대한 실망과, 나아가 현 시장과 국회의원들에 대한 기대치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데서 나온 불평불만 때문이지 않을까도 싶다. 

양산지역 국회의원은 1948년 1대 제헌국회부터 80년대 후반 김동주·나오연 의원(3선)까지만 해도 양산지역에 뿌리를 둔 지역인물들이 당선되어 그런대로 양산의 자부심을 지켜냈다. 그러다 인구증가와 도시발전으로 2004년 17대 선거 때부터 외지인 김양수 의원에 이어 양산과 일면식도 없는 박희태·김두관 의원이 전국적인 지명도를 내세워 낙하산 공천으로 당선됐다. 이때 양산지역을 기반으로 출마를 준비해온 지역인재들과 지역주민들은 한결같이 "양산시민들은 자존심도 없냐"며 울분과 불만을 쏟아냈다. 양산지역 민심이반의 단초다. 외지인이 출마한다 해서 안 되고 못할 것은 아니지만, 지역정서상 한동안 용납하기 힘들었던 건 사실이었다. 게다가 조용한 중소도시가 국민의힘(양산갑)과 더불어민주당(양산을) 의원으로 양분되다보니 지역 전체로 봐선 의원들 간의 통합과 화합보다 양분이 고착화 되어 불신과 갈등이 더 심화되는 느낌이다. 거기다 두 국회의원과 현 시장 간 모호한 삼각구도는 자기들만을 위한'꼼수 셈법'에 따른 알력으로 시민과 지역발전을 위한 '하나된 통합'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작태로 빚어지는 유무형의 갖은 피해는 오롯이 시민들의 몫이 된다. 

여기다 시민들이 기억하는 과거 역대 양산시장들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가? 잇따른 구속과 자살, 선거재판 등으로 인한 실망과 어이없음 그 자체다. 공직생활을 하다 민선 초대 군수와 시장을 지낸 손유섭 시장과 건설업자 출신 안종길 시장은 부패비리로 구속되어 임기를 다하지 못했다. 이어 국졸에 입지전적인 인물로 힘들게 당선된 오근섭 시장도 부정비리에 연루되어 자살하는 불명예를 남겼고, 김일권 시장도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임기 내내 재판에 신경 쓰느라 시정에 전념하지를 못했다. 이들 시장들 모두 갖가지 비리로 얼룩졌고, 김일권 시장은 퇴임 후에도 자신의 농지와 맞닿는 생태하천 제방 도로개설 특혜시비로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다. 어디를 봐도 공직자의 최대 덕목인 청렴(淸廉)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이처럼 역대 시장들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혐오와 불신이 더 팽배하다 보니 시민들이 바라는'인물난ㆍ인물부재'타령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엄연한 현실로, 경남도내 몇몇 지자체 주민들도 이와 유사꼴을 겪고 있다. 

여기다 재선의 나동연 현 시장에 대한 안 좋은 소리는 왜 그리도 많이 들리나. 양산시청 출입기자들도 불만투성이고, 확실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선거를 도운 핵심 참모들과의 의혹 섞인 내용들이 여러 시민들로부터 반복해서 듣기가 참 거북스럽다. "시장은 합바지다. 특보가 실세다. 모든 결재는 시장에 앞서 정무특보 손을 거쳐야 한다"는 등의 소문도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이 또한 듣기가 매우 기분 나쁘다. 이밖에 보은인사, 전직시장 흔적지우기, 전시성 낭비행사 등 들리는 여러 해괴망측한 의혹과 물밑에서 꿈틀되고 있는 '갖은 꼼수'들의 시한폭발이 더 우려된다. 

나동연 시장께 묻고 싶습니다. "시중에 떠도는 이런저런 소문들, 시장님만 모르고 있습니까? 왜 이런 허무맹랑한 소문이 시중을 지배하고 시민들을 현혹하고 있습니까? 벌써 시정통치 능력이 한계에 달한 것입니까, 아니면 그럴 수밖에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입니까. 시민들과 행정, 시장님 자신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라도 적절한 해명과 깔끔한 주변정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다산 정약용(1762~1836)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목민관이 백성(시민)을 위해 가져야 할 6가지 본보기를 말했다. 첫째는 시민을 사랑해야 할 애민(愛民), 둘째는 시민을 위해 복무해야 할 위민(爲民), 셋째는 시민을 공평하게 해야 할 균민(均民), 넷째는 시민을 올바르게 다스려야 할 양민(養民), 다섯째는 시민을 올바르게 가르쳐야 할 교민(敎民), 여섯째는 굶주린 시민을 구제해야 할 휼민(恤民) 자세가 그것이다. 

총선에 나선 예비후보자, 전·현직 국회의원과 양산시장, 시의원들은 과연 내가 그동안 다산의 육민(六民) 정신에 따라 얼마만큼 진정 시민을 위했고, 위하고 있는지부터 되돌아보기 바란다. 양산시민들이 20년이 지난 오늘에까지 여전히'인물난·인물부재'타령을 외치는 것에는 그만하고 충분한 이유가 있어 보이며 타당성 또한 적지 않다고 보아진다. 양산시민들은 그간 그들이 베풀어온 간만의 실력평가 보다 목민관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인 청렴하고 성실하고 상식적이지 못한 것들에 대한 오랜 불만일 것이다. 자고로 고위공직자는 찬란한 명예만으로도 충분할진대, 거기다 본전까지 탐욕 했으니 어찌 큰 화(禍)를 피할 수 있었겠는가. 지역일꾼을 자처하며 총선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은 자신이 먼저 공인의 본분과 자질을 다하고 있는지부터 되새겨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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