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 교동 산55-1

 

온 몸에 싸늘한 한기가 들려고 할 때, 몸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 운동을 나선다. 양산종합운동장과 양산천상구름다리로 연결된 곳, 춘추공원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스트레칭을 한 번 크게 한다. 입구에는 현충탑·춘추공원 두개의 비석이 있고, 현충탑으로 오르는 계단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며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매일 운동을 해서 쉬지 않고 한 번에 계단을 올라 간다. 계단 수는 245개. 맞게 세었는지 궁금해서 내려오는 길에 확인해보니 계단 입구에 '건강계단 총 245개, 전체 계단을 오를 경우 37.75kcal 소모, 건강수명 980초 연장' 이라고 적혀있다. "살아있네", "앗싸!"하며 소리내어 웃는다.

양산의 정신적 명소인 춘추공원은 입구에서 좌측으로 올라가면 김유신의 부친인, '김서현 장군의 업적 비', 양산의 대표적 항일독립운동가 윤현진 선생 기념비, '고향의 봄' 가사를 쓴 양산출신 문학가 이원수 선생의 노래비 등 기념비들이 차례로 서있다. 산책로 사이사이에 이육사의 광야, 심 훈의 그날이 오면, 다원 정이산의 무명용사에게 바치는 시가 적힌 바위 비석이 있는데, 한 자 한 자 소리내어 읽어 내려 가니 마치 내가 나라를 구한 시인이 된 듯하여 가슴이 벅찼다.

한국전쟁인 6.25전쟁에 참전했던 전사들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는 현충탑과 양산을 빛낸 70인의 충혼을 모시고 있는 충렬사도 있다. 충렬사 가는 길목에 있는 춘추 유아숲 체험원엔 숲 놀이공간, 숲 체험공간, 관찰학습공간 및 대피소, 아이들의 놀거리로 잘 꾸며져 있다. 주말에 나들이 오듯 다녀가면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충렬사를 둘러보고 야생화 단지로 내려오는 길에 역사교육의 현장인 독립기념관이 있다. 독립기념관 입구에 우산 윤현진 선생의 포토존이 있고 독립기념관 전시실은 양산의 역사적 현장을 느낄 수 있다. 조선민족대표 33인 독립운동가들의 독립선언서는 나라 찾는 간절함, 절박함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3.1운동 현장에 있는 듯 하여 대한독립만세를 외쳐야 할 것 같았다. '반만년 역사의 귄위에 의지하며, 민중의 정성을 모아 민족의 자유와 발전을 위한 주장, 세상 어떤 힘도 막거나 억누르지 못한다는 강인한 정신.' 내 나라 찾고자 했던 독립운동의 정성이 하늘에 닿았으리라. 감사함으로 저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요즘 우리의 현실은 세계의 갈등과 분쟁으로 전쟁의 기로에 서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그들의 전쟁, 나의 전쟁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 우려스런 마음이 든다. 선조들이 잘 지켜온 우리의 평화를, 우리 힘으로 잘 지켰으면 좋겠다. 한반도에 전쟁 없는 평화를 그들 앞에서 기도했다.

공원 한 바퀴 도는데 1시간 정도 소요 된 것 같고, 조금 더 걷고 싶어 야생화 단지 위쪽 산을 올라 갔다 오니, 기분 좋은 땀이 나서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 힐링의 공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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