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나재가복지센터' 대표,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강하나재가복지센터' 대표,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당신의 새해 소망은 무엇인가요?" 2024년 새해가 밝았는데 어느새 열흘이 지났다. 분명 올해는 달라질 것이라는 굳건한 신념이 나를 지키고 있는지 궁금하다. 시간은 흐르고 계절과 세월도 함께 흐르는데 나만 그 자리에 덩그러니 서 있는 게 아닌지 조금은 두려울 때도 있다. 내가 나를 돌보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며, 힘든 것이라는 사실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그러니 변화되지 못하리라는 자기불신과 원망, 죄책감 대신 할 수 있다는 자기확신과 성취감, 유능감을 통해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

끊이지 않는 고해의 세상에서 끝없이 요동치는 내 마음을 어찌 달래며 조절해야 하는지 참으로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이요,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는 오직 나 자신뿐이니 부디 지혜와 겸손을 함께 갖추길 기도해본다. 작은 것에 감사함과 만족감을 느끼고 어떤 상황에서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평정심, 고통 속에서 성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긍정의 믿음이 궁극적으로는 내가 성장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할 것이니 말이다.

유엔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전년도에 비해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들의 부진한 경기,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또한 낙관적이지 않다. 현대 사회는 출산율의 저하, 사회구조의 산업화·도시화에 의해 고령화 현상, 소득원 상실에 의한 빈곤 문제 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독특한 사회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다. 이는 사회적 문제인 동시에 개인적인 문제로써 국민의 복지증진과 정책적 관심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이럴 때일수록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우리는 개인의 행복감, 자아존중감, 건강, 사회적 지지를 통해 생활만족도를 향상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

매 순간의 가치는 스스로 느끼고 인정하고 평가할 수 있으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대한 인정과 존중은 사회적 역할 및 관계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자율적이고 진취적인 삶을 추구해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즐기며 살아야 하겠다. 어떠한 삶이 좋은 삶인지, 만족스러운 삶인지 정의할 수 없고 다양한 관점으로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니 일상생활에서 소소한 기쁨을 느끼고 자신의 목표에 대해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는 자세가 자신의 생활만족도에 미치는 주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연말과 연초가 되어 새 마음, 새 뜻으로 센터 어르신들을 만나러 다니고 있다. 이런 나의 마음과는 다르게 아버님, 어머님들은 늘 그렇듯 그 자리에 그대로 계셔주시며,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한결같은 마음으로 나를 안아주신다. 내 마음이 어떻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어 주시니 복잡하고 답답한 내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지고 포근하고 따뜻해진다. 직업 특성상 어둡고 아픈 세상을 많이 들여다보는데, 그들에게 따뜻한 빛이 되어주고 싶은 내 마음이 그들의 사랑 열매를 먹으며 내가 더 자라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세상 곳곳에는 날개 없는 천사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나는 매일 그 천사들을 만나러 다닌다. 그들을 통해 배우고 자라며 성장하는데 그런 천사들이 나에게 애정을 주며 얼마나 소중히 여겨주는지 모른다. 분명 어렵고 힘든 직업인데 돈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 아닌가 싶어서 기고만장했던 내가 겸손해지고 평온해진다. 받지 못한 것은 줄 수 있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무한한 사랑을 받은 내가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나의 역할이나 사랑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세상 어느 곳에서는 꼭 필요한 존재이며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나는 믿는다.

평생을 나라는 존재로 살아왔는데 아직도 내가 나를 모르고 익숙하지 않을 때가 많다. 누군가의 안녕을 물을 때 스스로에게도 물을 수 있는 용기, 꽤나 근사한 어른인척했지만 한없이 나약한 어린 소녀를 품고 있는 어리석은 나를 오롯이 인정하고 차근차근 나아가야겠다. 애플 사(社)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 1955)는 17살 때 이런 문장을 읽었다. "매일을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언젠가는 의인이 되어있을 것이다." 그 문장을 본 후 매일 아침마다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다고 한다. "오늘이 내 인생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고 하는 일을 할 것인가?" 무언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수치심은 죽음 앞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내 인생에서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는가? 우리는 항상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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