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41년 만에 온다는 갑진년 '청룡의 해'를 맞아 2024년 새로운 부동산시장이 열렸다. 새해가 밝았으니 전혀 새로운 부동산시장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은 2023년까지 누적된 시장 상황을 그대로 계승할 수밖에 없다. '자산'이라는 것, '자산시장(asset market)'은 늘 그렇듯 연속적인 가치의 변화로 움직이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2024년의 부동산시장은 그런 의미에서 2023년의 묶은 문제들이 어떻게 해소 될 것이냐에 따라 전개의 폭이나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묶은 부동산 문제를 하나로 예들 들어 설명하면 다름 아닌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3고 상황이 만든 실수요자들의 위축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실수요자 입장에서 2023년은 그야말로 '암중모색'의 해였다. 부동산시장의 방향이 어디를 향하는지 방향성을 읽기 쉬운 상황이 아니었으니 실수요자들도 시장에 참여하기를 꺼리다보니 역외자본 성격의 투기적 수요가 발동 될 리도 없다. 여기에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인한 대외 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여건 등이 부동산시장을 옴싹달싹 못하게 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그야말로 대내외 여건에 따라 '부동(不動)의 시간'을 맞은 듯 전개되었던 것이 2023년의 부동산시장이었는데 2024년 새해에도 이러한 상황과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3년이 지나기 전 2024년 부동산시장의 전개와 관련해 의미 있는 '긍정'이 뉴스를 타기도 했다. 바로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다. 2024년에 3차례정도 미국의 금리가 하향 조정될 수 있음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언급한 것이 그것이다. 그런데 금리는 내려야 내려가는 것이다. 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게 크다는 우려가 2024년을 며칠 앞둔 지난 29일 금리인하 수정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2020년과 2021년 우리나라 집값이 급격하게 오른 이유 중 하나가 저금리 였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금리가 낮으면 집 사기에 나서지만 금리가 높으면 오히려 수요가 감소한다는 점에서 미 연준의 금리 인하관련 상황은 우리나라 주택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2024년 부동산시장 전개와 관련해 '긍정'요인이었다면 부정적인 요인도 있다. 2023년 해넘이를 며칠을 남기고 기사화 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뉴스가 그것이다. 태영건설 발 '부동산 PF' 문제는 2024년을 앞둔 부동산시장의 시작과 향후 전망과 관련해 낙관적일 수만은 없음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140건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태영건설 사업장의 개별 하도급업체 등 관련 업체들의 연쇄적인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유사한 사업장을 갖고 있는 다른 건설업체들도 태영건설과 비슷한 유동성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단 정부가 나섰다. 태영건설 하청업체 등의 줄도산을 막기 위해 대출 만기를 연장해 주는 등의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는 듯 주택 및 건설관련 연구기관의 2024년 시장 전망 역시 전반적인 하락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2024년 주택시장 전망' 자료를 통해 2024년 전국 주택 가격은 올해보다 1.5%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은 0.3%, 지방은 3.0%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가 있음을 특정했다. 전국적인 하락 국면 전망에도 불구하고 서울 주택 가격은 1.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매시장과는 별도로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주택 전세는 전국 2.7%, 서울 4.0%, 수도권 5.0%, 지방은 0.7%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매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니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전이 된 결과로 예측한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역시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를 통해 대출 경직성 강화, 고금리 강화 우려 등을 이유로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올해보다 2.0%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바 있다. 관련 연구기관의 하락전망에서 볼 수 있듯이 2024년 부동산시장은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로서의 분극화가 보다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저하고' 시장이 전개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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