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데서부터 내려온 홍엽이
만산을 이루면, 억새 속삭임은
함초롬 은빛으로 아롱져
촌음에 열린 벙벙한 가슴이
설렘으로 날아, 함께 불태운
고릿적 사랑에 앉습니다.

내 사랑은 온통
그댈 보고 있었기에
떠날 줄 알면서 떠날 수 없었고,
설렌 것은
볼 수 없음에도 그 속에 고스란히 내가 있음을 안 까닭입니다.
온갖 시간이 흩어져도
잊을 수 없음은
언제까지나 변치 않을 내가
나를 본 까닭이지요.

만산홍엽에
옹기종기 의초로이 묻힌 추억은
내 마음과 영원할
기쁜 눈물이며, 들뜬 슬픔입니다.
 

청하, 유동환.경남 하동 출생청옥문학 등단시집, 사무친 그리움.
청하, 유동환.경남 하동 출생청옥문학 등단시집, 사무친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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