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어떻게 하면 세상이 자기를 알아줄 것인지 그것을 추구하라.(이인 14장)

자왈 불환무위 환소이립 불환막기지 구위가지야(子曰 不患無位 患所以立 不患莫己知 求爲可知也)
해석: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리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자리에)설 수 있는 능력을 걱정하며,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세상이 자기를 알아줄 것인지 그것을 추구하라.


송봉구 영산대학교 성심교양대학 교수
송봉구 영산대학교 성심교양대학 교수

사람들은 자기는 능력이 있는데 세상이 자기를 몰라준다고 불평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자신이 능력이 있으면 세상이 자신을 몰라줄 리가 없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세상이 필요로 하는 자기만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세상이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을까. 이 구절을 보니 유비가 제갈량을 세 번이나 찾아가서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삼고초려(三顧草廬)'가 생각난다. 유비는 당시에 최고의 지위에 있던 사람이었고 제갈량은 시골에 살고 있던 평범한 사람에 지나지 않았는데 도대체 제갈량은 무슨 능력을 가지고 있었길래 유비를 세 번이나 시골로 오게 했을까. 제갈량의 사람됨을 알 수 있는 내용을 다음의 구절에서 찾을 수 있다.

제갈량이 아들을 교육시키는 글에 말하였다. "군자의 행실은 고요함으로 몸을 닦고, 검소함으로 덕을 기르니, 담박함이 아니면 뜻을 밝힐 수 없고, 안정함이 아니면 원대함을 이룰 수 없다. 배움은 모름지기 안정하여야 하고, 재주는 모름지기 배워야 한다. 배움이 아니면 재주를 넓힐 수 없고, 안정이 아니면 배움을 이룰 수 없으니, 게으르면 정밀한 것을 연구할 수 없고, 거칠고 조급하면 성품을 다스릴 수 없다. 나이는 때와 함께 달리며 뜻은 해와 함께 가버려서 마침내 마르고 시들게 되거늘, 그때 궁색한 오두막에서 슬피 한탄한들 장차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소학』 「가언8장」)

제갈량이 자신의 아들을 교육시키는 말씀에서 젊을 때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우선은 마음이 담박해야 즉 맑아야 자신의 뜻을 밝힐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은 마음에 쓸데없는 잡념이 많으면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마음이 맑은 상태에서 배우라고 하였다. 배우게 되면 재주를 넓힐 수 있다고 했다. 공자는 배움을 좋아한 제자 안연을 두고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았고(불천노:不遷怒), 같은 실수를 두 번하지 않았다.(불이과:不貳過)"고 했다. 그만큼 배우게 되면 자신의 능력이 커져서 화가 나도 남에게 옮기지 않고 저번에 한 실수를 다시 하지 않게 되는 그릇이 큰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유비(劉備)에게 발탁된 제갈공명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자신을 알아준 사람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바친다. 유비가 죽으면서 자신의 아들 유선(劉禪)을 부탁하며 아들이 무능하면 몰아내고 황제의 자리를 차지하여도 좋다고 유언하였으나 제갈량은 끝까지 다른 마음을 먹지 않고 아들 유선을 보필하였다. 제갈량의 사람됨을 알아보고 세 번이나 찾아가서 자신의 사람으로 만든 유비의 큰 덕(玄德:현덕)도 우리가 본 받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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