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자란 키는 가차 없이 잘린단다
하루에도 몇 번씩 번뜩이는 날 선 입
더 낮게 몸 웅크리고 나이테만 늘리라고

뒤틀린 껍질 위로 푸른 힘줄 꿈틀댄다
꾸역꾸역 물 먹인 햇살도 성급한지
우러러 눈길 머물면 옹이 하나 늘어나고

구겨진 뿌리들이 똬리 틀고 엉켜있다
거꾸로 박아 놓은 링거액에 취하기보다
차라리 절벽 위에서 솔바람을 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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