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이 내뱉은 염치 없는 언행
저질정치에 국민들 무시하는 처사
즐기는듯한 몰염치에 국민들만 상처받아
총선때 염치 없는 후보, 공천 배제해야

2024년 갑진년 대망의 새해가 밝았다.매년 그래왔듯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게 되면 설레는 마음으로 뭔가 새로운 기대를 갖게 된다. 새해는 운 좋게도 신문지면 칼럼을 통해 지극히 평범하지만, 인간의 가장 기본 되는 문제를 새해 첫 이슈로 선정하게 되어 기쁘다. 평소 언젠가 한번은 꼭 지적하고 싶었던'정치인들의 염치(廉恥) 문제'가 그것이다. 염치가 없다는 뜻의 파렴치(破廉恥)와 몰염치(沒廉恥), 무염치(無廉恥)적 언행은 우리사회에 악성파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 적잖은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 새해를 맞아 이로 인한 인간성 회복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

우리사회는 이미 사회전반에 걸쳐 지나친 몰염치와 파렴치로 인한 기본과 상식, 정의와 공정이 파괴되어 비열한 사회로 급변한지 오래다. 특히 정치인들의 염치없는 몰염치와 파렴치한 언행은 국민들의 마음에 적잖은 상처와 불신을 안겨주고 있어 그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모범을 보여야할 정치인들은 공정과 상식을 무시한 몰염치와 파렴치한 언행을마치'즐기듯'끝없이 쏟아냈다. 이러한 언행은 힘든 우리 국민들을 더 힘들고 짜증스럽게 만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는 모두가 품격과 염치 있는 언행으로 기본과 상식이 바로서는 아름답고 살만한 사회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염치(廉恥)는'염조지치(廉操知恥)'의 약자로,"청렴하고 지조를 지키고 수치심을 아는 것"을 뜻한다. 염(廉)은 청렴함과 부끄러울 치(恥)자를 합친 합성어로,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뜻한다. 다시 말해, 부끄러워 할일에 부끄러움을 모르고 뻔뻔스럽게 군다면 그것이야 말로 염치없는 일이며, 금수(禽獸)와 다를 바가 없다. 체면과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야말로 인간이 갖추어야 할 가장 아름답고 기본적인 예의 덕목이다. 옛 성현들은"수치심을 아는 것(知恥)에서부터 인간의 도리가 비롯된다"고 설파했다. 맹자는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인 수오지심(羞惡之心)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인간이라면 반드시 염치를 몰라서는 안 된다(人不可以無恥)"며 "염치를 몰랐다가 아는 것은 곧 몰염치에서 벗어나는 것(無恥之恥, 無恥矣)"이라고 말했다. 공자는 중용(中庸)에서 "수치를 아는 것은 용기에 가까워지는 것(知恥近乎勇)'이라 했다. 염치가 있어야 용기가 생기고, 용기가 있어야 자기 잘못을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염치를 국가 기틀로 삼은 춘추전국시대 제(齊)나라 제상인 관중(管仲)은'예(禮)·의(義)·염(廉)·치(恥)'를 일컬어 국가의 4대 기강(四維)이라 했다. 관자의 목민(牧民)편은"예(禮)는 행동이 절도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요, 의(義)는 사상이 도덕적 표준에 부합하는 것이고, 염(廉)은 자기의 결점이나 잘못을 감추지 않는 것이요, 치(恥)는 스스로 창피함을 알아 부정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염치는 부부와 부모자식 간에서도 지켜져야 하고 회사에서, 조직에서, 당정 간, 심지어 국가 간에도 지켜져야 할 기본중의 기본이다. 아무런 허물이 없다할 부부와 부모자식 간에도 지켜져야 할 염치와 그 정도는 있어야 한다. 이런 게 없다면 참으로 난감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한 비정하고 다툴 일들이 수없이 발생하게 된다. 몰염치의 비극은 사람 사는 곳이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결과를 주변에서, 뉴스지면을 통해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이런 몰염치나 파렴치의 사회적 충격과 파장을 가장 많이 일어 키는 곳을 지적하라면 0.1초도 지체 없이 정치집단을 들고, 정치인들의 무례한 언행을 들 수 있다. 국회의원 개개인은 헌법기관의 공인인데다, 언행 하나하나가 국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항들이어서 더 그렇다. 미워서 상종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관심 갖고 아부하며 따르는 척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들의 몰염치 언행의 원인은 적어도 인성과 수준이 그 정도이거나 아니면, 자신의 존재감 부각을 위한 포퓰리즘(Populism)적 언어남발로 밖에 볼 수 없다. 자신들의 언행이 천금보다 무거운 위치에 있음을 감안한다면, 저자거리의 말보다 더 싼 말들을 함부로 내뱉었어는 안 된다.

연간 1.5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세비를 받으면서 국회 결석을 밥 먹듯 하고, 민생은 뒷전인 채 입만 열면 진영별 물어뜯고 욕설과 폭언질이다. 그러면서 의원수 감축과 불체포특권 등 국민들이 내려놓기를 원하는 특권들은 죽기보다 싫어한다. 상임위나 본회의에 출석을 안 하면서'무노동 무임금'적용을 들은 채 만 채한다. 반대로 자기들한테 유리한 세비 인상 등은 욕을 먹으면서 여야 만장일치로 속전속결 인상처리 한다. 이게 다 상식과 기본을 내팽겨 친 염치없는 행동들이다.

어디 이뿐인가. 딸 출세를 위해 표창장 위조 등을 서슴지 않았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국감과 상임위 중에 코인매매로 돈벌이에 몰두해온 김남국 의원, 대장동 몸통으로 각종 비리로 기소돼 재판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온갖 저질언행과 편법행동을 서슴지 않아온 민형배 의원과 최강욱 전 의원, 청와대 대변인을 하고도 헛발과 X맨 역할을 자처한 김의겸 의원, 수억의 선거자금을 받고도 검찰수사를 기피하며 되레 더 큰 소리치는 송영길 전 민주당대표와 뇌물 수수한 의원들... 모두다 뭐가 그리 잘났고 당당해서 큰 소리 칠까? 도대체 일말의 양심이 있는지, 인간다운 염치라곤 단1도 찾아보기 힘들다. 왜 우리 국민들은 비싼 세금내고 이런 비열한 짓거리로 스트레스 받아야 하는지 안타깝다.

지난해 11월 필자는 금정구 백종헌 국회의원으로부터 이것 못지않은 파렴치한 일을 직접 겪었다. 너무도 어이가 없어 지금도 그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다. 총선을 앞둔 그는 지난 4년간 지역에 한 아무런 실적이 없어 매우 초조 불안했던 모양이다. 세상일이 아무리 급해도 실을 바늘 끝에 꿰어 쓸 수는 없는 법. 그는 주민단체인 금정상수원보호구역해제추진위원회(금정해추위)가 회동수원지 상류지역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추진하면서 병행해온 보호구역내 상수도요금 감면결정 결과를 훔쳐 마치 자기가 한 성과인양 생색냈다. 이는 금정해추위가 2021년 7월 출범 때부터 부산시장과 부산상수도사업본부에 건의, 논의한 결과 이루어진 것이다. 그는 그해 11월 23일 부산시의회 상임위 통과도 전에'자기가 해냈다'는 보도자료와 자기 얼굴을 담은 수십 개의 플랑카드를 도로변에 내걸었다.

주민들이 해낸'작지만 고귀한 성과'를 몰래 훔쳐 마치 자기의 치적으로 생색을 낸 것이다. 어이없는 짓이다. 누구보다 정직해야할 정치인으로서 이 얼마나 염치없는 짓인가.

총선을 100일 앞두고 있다. 여야를 떠나 전과가 있거나 실력과 능력이 부족하고 막말 물의를 일으킨 후안무치한 후보자는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가와 사회가 안정되고, 국민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된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회와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의 믿음과 신뢰회복이 된다는 점이다. 새해는 정치인의 몰염치한 언행으로부터 해방되고 되레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피로감 없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