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심판 對 정권심판, 관전포인트는 '경로의존성'

기자의 뇌피셜(우주적 상상력 또는 순전한 '뻥')이지만 시간의 주름이 급격히 접히면 공간의 파장도 갑작스레 소물어진다. 이와 연동된 인간의 일상은 '테러화'되고 인지능력도 '오작동'한다. 

안타깝지만 '영혼이탈 매트릭스'로 굴러떨어진 호모사피엔스는 무개념·무능력·무책임 '3무상태'로 파편화되다가 '무뇌충'의 탄생과 함께, 급격히 '좀비Zombie세'에서 '현혹세眩惑世'로 추락한다. 

푸른별 거대한 오메가포인트, '싸워서코리아'에서 '진영의 아수라'가 증폭되고, '내로남불'이 더욱 심오해질수록 권력의 야수적 수탈에 생명의 촛불은 명멸, 분열·해체·멸종의 길을 걷는다.[DIGITAL胡蝶夢 柱]

2023계묘년 막달 지리산 풍경/ 사진=정하룡
2023계묘년 막달 지리산 풍경/ 사진=정하룡

 

 이준석과 한동훈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탈당'했다. 지난 11월 이 전 대표는 12월27일까지 "대통령과 당의 변화가 없다면 탈당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셈이다.

당에 남을 여지도 남겨뒀었다. 1.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중단 2.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특검 3.이태원 참사 유족 면담이다. 하지만 응답은 없었다. 지난 27일 이 전 대표는 정치적 고향인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다. 2011년 12월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에 합류하며 정치에 입문한 지 12년 만이다.

"제 고향 상계동을 좋아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노력하는 사람들의 도시, 가진 것이 많기보다 꿈꾸는 미래가 많은 사람들의 도시...오늘 국민의힘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합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검투사의 검술을 즐기러 '콜로세움'으로 가는 발길을 멈춰주십시오...시민 여러분께서는 수고롭지만 '아고라'에 오셔서 '공동체의 위기'를 논의하는 책임 있는 정치인들에게 성원을 보내주십시오..."

"도축장에 가보면 앞에 소가 어떻게 죽는지 뒤에 소가 못 보는 게 중요하다. (영남권 의원들)지금 도축장에 하나씩 입장하는 상황... 앞 소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니까 가만히 '나는 아니겠지' 하는 것..."

끝까지 당의 '정체성'을 지켜달라는 청년 정치인의 간곡한 결기. 무늬만 '탈당'이지 실상은 '출당'이다. 결국은 이준석의 '정치 승리'다. 사랑하는 '당'이 콜로세움에서 아고라로 돌아올 것을 호소하고 있으며, 그 힘이 '시민'에게, '공동체'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탈당 후에도 시중의 '개구리 목욕탕' 흔한 비유처럼 당의 운명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이준석은 틀림없는 '정치인'이다.

그리고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직을 사퇴하고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다음은 26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취임식 취임사 내용 일부다.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전체주의와 결탁해 자기가 살기 위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우리는 소수당이고, 폭주하는 다수당을 상대해야 하는 지금의 정치구도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습니다. 만주벌판의 독립운동가들은, 다부동 전투·인천상륙작전·연평해전의 영웅들은, 백사장 위에 조선소를 지었던 산업화의 선각자들은, 전국의 광장에서 민주화를 열망했던 학생들과 넥타이부대들은, 어려운 상황이란 걸 알고도 물러서지 않았고 그래서 대한민국의 불멸의 역사가 되셨습니다"

"'공포는 반응이고, 용기는 결심'입니다. 이대로 가면 지금의 이재명 민주당의 폭주와 전제를 막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상식적인 사람들이 맞이한 어려운 현실은, 우리 모두 공포를 느낄만 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용기내기로 결심해야 합니다. 저는 용기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용기내기로 결심했다면 헌신해야 합니다. 용기와 헌신, 대한민국의 영웅들이 어려움을 이겨낸 무기였습니다. 우리가 그 무기를 다시 듭시다."

"인구재앙이라는 정해진 미래에 대비한 정교한 정책, 범죄와 재난으로부터 시민을 든든하게 보호하는 정책, 진영과 무관하게 서민과 약자를 돕는 정책, 안보·경제·기술이 융합하는 시대에 과학기술과 산업 혁신을 가속화하는 정책, 자본시장이 민간의 자율과 창의·경제발전을 견인하게 하면서도 투자자 보호에 빈틈없는 정책, 넓고 깊은 한미공조 등 세계질서 속에 국익을 지키는 정책, 명분과 실리를 모두 갖는 원칙있는 대북정책, 기후변화에 대한 균형있는 대응정책, 청년의 삶을 청년의 입장에서 나아지게 하는 정책,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정책, 지역 경제를 부양하는 정책, 국민 모두의 생활의 편의를 개선하는 정책 등을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비록 소수당이지만 대선에서 기적적으로 승리하여 대통령을 보유한, 정책의 집행을 맡은 정부여당입니다."

열린시대를 사는 현대는 한동훈에 대해서도 많이 열려져 있다. 한동훈은 X세대처럼 Cool하다. 교실이데아 서태지의 노래말처럼 한동훈은 '좀더 비싼 사람'이다. 오랜 검사의 시간으로 단련된 '사무라이'로, '검객'에 가깝다. 요리사의 칼과는 다르다. 농부의 호미는 땅을 파지만 무사의 칼을 상대의 목을 자른다. 

'사초오초'가 이런 레토릭을 모를 리 없다. 여하튼 강남우파든 강북우파든...자유주의·개인주의로 무장한 '넥스트 제너레이션' 등장은 현실이 됐다. 관전 포인트는 이것이다. 

이 둘 사이에 "지구인이 환호와 찬사를 보낸 영화 패러사이트, 세계적 배우 이선균의 죽음"에 대한 '눈치'다. 이 '주검'을 이 둘은 어떻게 해석할까? "어느 딴따라의 죽음...?" "K-소프트파워, 안타까운 문화자산의 상실...?"

그들이 '정치'와 '정권'을 선택할 때, 대한민국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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