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교회 목사양산 성시화 운동본부 사무총장
금빛교회 목사양산 성시화 운동본부 사무총장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항상 '글감'이 문제다. 글감만 있으면 쓰는 것은 별 문제가 안 된다. 필자도 성탄절을 앞두고 글감을 찾기위해 고심하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데서 글감을 찾았다. "세 살 먹는 어린아이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는 속담의 현장판이다.

지난 봄 서울 초등학교 글짓기 대회에서 1등 한 용욱이라는 어린이의 글이다. 내용은 그대로지만 분량 관계로 적당히 조절한 것을 양해 바란다. 예수님 사랑과 용욱이의 때 묻지 않은 동심을 믿고 마음대로 인용해 본다.

『사랑하는 예수님 안녕하세요? 저는 구로동에 사는 용욱이예요. 구로초등학교 3학년이구요. 우리는 벌집에 살아요. 벌집이 무엇인지 예수님은 잘 아시지요? 한 울타리 안에 55가구가 사는데요. 1,2,3,... 번호가 써 있어요. 우리 집은 32호예요. 화장실은 동네 공중변소를 쓰는데 아침에는 줄을 길게 서서 기다려야 해요.』 이렇게 글은 시작 된다.

『우리 식구는 외할머니와 엄마, 여동생 용숙이랑 4식구가 살아요. 우리 방은 할머니 말씀대로 라면 박스만 해서 네 식구가 다 같이 잘 수가 없어요. 그래서 엄마는 구로 2동에 있는 술집에서 주무시고 새벽에 오셔요. 할머니는 운이 좋아서 한 달에 두 번 정도 취로사업에 가서 일을 하시고 있어요. 아빠는 청송교도소에 계시는데 엄마는 우리보고 죽었다고 말해요.』

이런 가난 때문에 엄마는 매일 술에 찌든 술집 종업원 생활로 건강도 망가지고 애들 보고 애물단지라며 같이 죽자고 우신다는 것이다. 기장 듣기 싫은 말이 친구들이 엄마보고 '술집 작부'라고 하는 거라며 죽기보다 싫은 말이라고 용욱이는 절규한다.

엄마를 향한 전도는 가난이 앞을 막아 버린다. 『"흥, 구원만 받아서 사냐?" 하시면서"집 주인이 전세금 50만 원에 월세 3만 원을 더 올려 달라고 하는데 예수님이 구원만 말고 50만 원만 주시면 네가 예수를 믿지 말래도 믿겠다."』하시지 않겠어요. 엄마가 예수를 믿겠다는 그 말에 너무 너무 기뻐서 용욱이는 열심히 기도를 한다.

『근데 마침 어린이날 기념 글짓기 대회가 덕수궁에서 있다면서 우리 담밈 선냉님께서 저를 뽑아서 보내 주셨어요. 저는 청송에 계신 아버지와 서초동에서 꽃가게를 하면서 행복하게 살던 때 얘기를 그리워하면서 불행한 지금의 상황을 썼거던요. 청송에 계신 아버지도 엄마도 술 취하지 말고 희망을 갖고 함께 살면 좋겠다고 썼어요.』

이 대회에서 용욱이는 1등 상을 받게 된다. 『예수님, 제가 그날 1등 상을 타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아시지요? 그날 엄마는 너무 몸이 아파서 술도 못 드시고 울지도 못하셨어요. 그런데 그날 저녁에 뜻밖에 손님이 찾아오셨어요. 글짓기의 심사위원장을 맡으신 할아버지 동화 작가 선생님이 물어 물어 저희 집에 찾아오신 거예요. 대접할 게 하나도 없다고 할머니는 급히 동네 구멍가게에서 가셔서 사이다 한 병을 사 오셨어요.』

『할아버지는 엄마에게 '똑똑한 아들을 두셨으니 힘을 내라'고 위로해 주셨어요. 그리고 자기가 쓴 동화책 다섯 권을 놓고 돌아가셨어요. 저는 밤늦게까지 할아버지가 지으신 동화책을 읽다가 깜짝 놀랐어요. 책갈피에서 흰 봉투 하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펴 보니 생전 처음 보는 50만 원짜리 수표였어요.』

이런 기적 같은 경험을 통해 엄마도 구원받게 된다. 새 힘을 얻은 가족들은 열심히 노력하여 동화 할아버지께 꼭 은혜 갚음을 하겠다며 할아버지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것으로 얘기는 끝난다.

성탄절의 주인공 예수님은 바로 이런 분이시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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