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지를 강물에 담그던 텃새들이
강바닥을 파내 보를 세울 때
'그건 아냐'라고 말 못한 입
잡담에 익숙한 그건 입이 아니다

물에 빠진 말들이 강을 죽였다
그때 입을 먼저 죽였어야 했을까
살아있는 입을 찾는 입이
배가 고프다 새들이 떠난 뒤
파헤쳐진 그림자 속에서 강이 미쳐간다

막힌 줄기 안에서 물이 거역하고
물길 위에 진눈깨비 덮여도 강은
'그건 아냐'라는 짍은 혈색으로
죽은 말을 안고 돌아서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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