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 대운7길 17-14 1층

 

친구와 점심을 먹고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무엇을 알리는 '차임벨'? 같은 익숙한 종소리가 들렸다. 궁금하여 주위를 둘러보니 초등학교에서 울리는 소리였다. 정겨운 소리에 친구와 한참을 웃었다. 우루루 교문으로 아이들이 나오는 걸 보니 하교시간이었다.

삼삼오오 모여 급하게 어디론가 달려가는 모습에 그 곳을 쳐다보니 대운초등학교 앞 골목길에 위치한 '짱곰분식'이다. 우리 집과는 거리가 있어 근처 일이 있을 때나 가끔 딸과 함께 들렀던 곳이다. 간판만 봐도 아이들에게 인기 "짱!"일 것 같은 이 분식점은 다양한 메뉴로 아이들의 하교 후 단골집이다. 삼백원에서부터 제일 비싼 컵밥이 삼천오백원이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의 지갑에는 천원짜리 지폐와 동전이 많았다. 계좌이체를 하는 고학년들을 보면 시대가 참 많이 바뀌었다고 새삼 한번 더 느낀다.

요즘은 아이들이 간단하게 들고 먹을 수 있는 컵볶이, 팝콘치킨, 양념감자등 다양한 먹거리가 여기에 다 있다. 떡볶이, 라면은 기본이고 시원한 슬러시와 구슬 아이스크림도 있다. 딸은 주로 양념쫀드기를 자주 사먹곤 한다. 어쩜 입맛도 나랑 똑같은지...

나의 초등학교 아니 그땐 국민학교였던 시절에도 쫀드기는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간식이었다. 요즘은 기름에 살짝 튀겨 매콤 달콤 여러 가지 맛의 가루 양념을 선택해 뿌려 먹지만 나의 어린 시절에 먹었던 쫀드기는 특별했다. 그냥 질겅질겅 씹어 먹기도 했지만 연탄불에 구워먹는 쫀드기는 바삭하면서도 말랑하고, 길게 쭉~ 찢어 연탄구멍에 넣어 살살 돌려가며 구워 먹으면 더욱더 바삭하다. 검게 탄 맛도 고소할 만큼 재미있는 간식이다. 한참을 연탄불 앞에 구워먹다 보면 연탄재에 손가락 끝이 새까맣게 된 줄도 모르고 연기에 매운 눈도 한번 비비고, 흐르는 콧물도 손가락으로 쓱~ 한번 문지르고 나면 어느새 얼굴은 여기저기 숯 검둥이가 되어 있다. 그런 얼굴을 본 엄마는 나의 목에 수건을 감싸고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얼굴을 손으로 ''뽀득뽀득" 소리가 날 때 까지 문지르시고 코도 한번 "킁~"풀게 한 후 "물이 꾸중물이다. 꾸중물"('구중물'의 방언)이라고 하셨던 우리엄마. 엄마의 손길이 필요했던 그때 그 시절이 생각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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