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계묘년 그믐달, 한반도에 눈이 많이 내립니다.
2023계묘년 그믐달, 한반도에 눈이 많이 내립니다.

국민의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기득권 당내 주류 세력이 '한동훈 체제로 총선을 돌파하겠다'는 겁니다. 

물론 당내 비주류 세력(비윤계)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아바타'라는 반발은 당연하겠지요. '벌써 잊었단 말인가' '안된다'는 논리는 차고 넘칩니다만, 국민의힘 의원들과 당협위원장이 연석회의를 개최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겁니다.  

특히 이번 국힘 주류 세력의 주장 중에 주목할 점은 "(기왕에 모셔올 거면) '대통령 당적 박탈'을 법제화"하자는 의견입니다. 

그러자 밖에 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이 될 경우 '대통령 당적 박탈'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비겁한 자들"이라고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18일 자신의 SNS에 "대통령 당적 박탈이 언급되기 시작했다"며 "추종할 때는 언제고 대통령을 내치라니, 개인의 n성가노(여러개 성을 가진 노비) 문제가 아니라 그냥 집단 배은망덕하려나 보다"고 신랄하게 지적했지요.

이제 '헤어질 결심' 정도가 아니라 '결별의 결행' 수준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필자는 '돌아올 탕자'라 생각했습니다만, 지금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라는 아주 오래된 '전설'이 흘러가네요. 인간 삶이란 게 별겁니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겠지요.)

사실 하루 전,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제3지대 신당, '새로운 선택' 창당대회가 열렸습니다. 금태섭 공동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30석의 의석을 얻어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교두보를 확보하겠다"고 말했습니다.(왜 30석인가는 필자의 다른 칼럼에 적혀 있습니다^^)

이보다 먼저 '군불'을 지핀 쪽은 윤 대통령입니다.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명합니다. 전임 방문규 산업부 장관이 총선 출마를 위해 취임 3개월 만에 교체됐으니까요. '초단기 장관'으로 기록되겠지요.

이르면 오늘 외교부 장관 교체와 국정원장 임명 등 외교·안보라인 교체도 예상됩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임에는 장호진 외교부 1차관과 조태열 전 외교부 2차관이, 국정원장에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개각이 국정운영이 아닌 총선용이다'란 비판을 받아 마땅하겠지요. 여기에 '비대위 장관'까지...

 

그럼 '야권'은 어떨까요...?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 "당을 위해서 더 큰 폭의 행보를 해달라"고 당부했답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용산 CGV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길 위에 김대중' 시사회 행사에서 이 대표를 만나 이런 얘기를 했답니다.

"얼마나 어렵게 만들어진 정치적 큰 흐름인가"라면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그동안의 역사를, 그걸 더 큰 물줄기로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입니다. 

영화 시작 전, 이재명 대표는 기자들에게 "김대중 대통령께서 개척해오신 여러 민주주의의 길을 제가 존경하는 김부겸 총리와 함께 잘 지켜나가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힘을 합쳐서 이 위기를 잘 헤쳐 나가도록 하겠다. 민주주의와 민생경제 후퇴, 퇴행을 막기 위해...백지장도 맞들어야 하는 상황이라서 모두가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했습니다. 

또 이 대표의 옆자리에 앉은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은 "이 대표가 그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번 김대중 대통령의 소중한 면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해", (내가 이 대표에게)"앞으로 열심히 (DJ와 같은) 그런 과정을 밟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며 기자들에게 전했답니다.

영화가 끝난 후, 이 대표는 "흑백 영상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그런 과거의 모습들이 다시 우리 사회에 다시 전개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걱정도 좀 들었다"는 감상을 표했습니다.

이날 영화 시사회에 김동연 경기지사와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김 전 대통령 차남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했습니다만, 이낙연 전 대표도 이 자리에 초대받았으나 방송 일정 등을 이유로 이 대표와의 만남은 불발됐습니다.

필자의 정치적 상상력으로는 보수 야당의 전,현직 대표도 '이 해가 가기 전에 밀당이 끝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정신나간 사람들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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