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왈 방어리이행 다원(子曰 放於利而行 多怨)
해석: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익에 따라 행동하면 원망이 많다.


송봉구 영산대학교 성심교양대학 교수
송봉구 영산대학교 성심교양대학 교수

어떤 일을 해서 자신이 이익을 보면 상대방은 손해를 본다.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면 상대를 원망하게 되는 것이 일반 사람들의 마음이다. 원망하는 마음을 빨리 알아채지 못하면 서로 사이가 멀어진다. 멀어진 사이를 원만하게 돌리려면 이익만 챙기지 말고 때로는 상대방을 위하여 손해를 보는 것도 좋은 방법중의 하나다. 이렇게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을 우리는 '배려'라고 한다. 공자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제자들에게 강조하여 일상 생활에서 실천할 것을 자주 이야기하였다. 그 중에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이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을 상대방에게 시키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기소불욕 물시어인)'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평소에 이런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좋을 것이다.

여기 지나치게 상대를 배려하여 자신의 인생을 새로운 길로 들어서게 한 사람을 소개한다. 미국의 자연주의 철학자 핸리 데이빗 소로우(1817-1822)이다. 소로우는 미국의 최고 명문대학인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다. 이 대학을 졸업했다면 미국에서는 미래가 보장되는 사회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데 소로우는 1837년 졸업하고 중학교 선생을 시작하지만 그것도 2주 만에 사표를 내고 만다. 이유는 학생에게 체벌을 가하는 학교의 방침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소로우는 학교측을 향해 학생들에게 체벌을 하는 대신 말로 타이르겠다며 자신의 입장을 지켰다. 하지만 며칠 후 학교 운영위원회는 소로우에게 학교의 입장을 따라줄 것을 요구하여 소로우는 할 수 없이 여섯 명의 학생에게 체벌을 가했다. 소로우에게 이 일은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것이었다. 죄책감에 시달린 소로우는 다음날 학교장에게 '학생을 매질해야 한다면 차라리 교사직을 그만두겠다'는 편지를 남기고 첫 번째 직장이었던 학교를 영원히 떠나고 말았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학생을 체벌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고 그렇게 함으로써 교사의 일에 더욱 충실해 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로우에게 체벌은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일이었다. 그것은 공자가 말하는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는 것'을 싫어하는 마음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닌가 한다. 자신의 삶에 대한 원칙이 강했던 소로우는 28살 때 손수레에 단출한 짐을 싣고 문명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들어간다. 숲으로 들어가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숲으로 들어간 것은 삶을 내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 보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 오직 삶의 본질적인 문제들만을 마주하면서, 삶이 가르쳐 주는 것들을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고 싶어서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되이 살지 않았다고 깨닫고 싶었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은 그토록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나는 진정한 삶이 아닌 삶은 살고 싶지 않았다.'(『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핸리데이빗 소로우, 류시화 옮김)

이렇게 자연속에서 자신을 돌아보아 마음을 알뜰하게 채우는 참된 삶을 살았던 소로우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가식적인 삶을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들에게 많은 삶의 위로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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