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만 도시 중 KTX 정차 않는 유일한 곳
2017년 시민 5만여 서명…의회서도 건의
2021년 경제성 입증…시민·정계 합심한 결실

"친정서울이라 돌 때부터 울산역이나 밀양역 가서 갔는데 8년 기다리니 드디어 서울 바로 가네요."

"너무 반가운 소식입니다. 항상 번거롭게 구포나 울산 가야 했으니."

"울산역에서 탔는데 시간 잘 맞으면 물금역에서 탈 수 있겠네요. 기뻐서 친정에 전화했답니다."

"탈 일은 그리 없지만 듣는 것만도 너무 좋으네요."

"점점 좋아지는 양산이네요."



국토교통부가 12월 29일부터 물금역 KTX 정차 및 운행노선 조정안을 12일 최종 승인했다. 주말인 금·토·일에는 왕복 12회(편도 기준 6회), 주중 평일에는 왕복 8회(편도 기준 4회) 정차하게 된다. 2010년부터 양산시민과 정치권이 숙원사업이라며 입을 모았던 KTX 정차가 13년 만에 결국 결실을 맺은 것이다.

앞의 글들은 KTX 물금역 정차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양산의 온·오프라인을 돌아본 반응들이다.

역사적인 물금역 서울행 KTX 첫차는 12월 29일 오전 6시 35분에 출발해 서울역에 오전 9시 34분에 도착하게 된다. 서울역에서 물금역으로 첫 출발하는 열차는 오전 9시 32분에 출발해 오후 12시 28분에 물금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제 시간대만 잘 맞으면 울산역이나 구포역에 갈 필요없이 한 번에 서울역까지 갈 수 있게 됐다. 그것도 2시간 40분만에 말이다.

무엇보다 이번 KTX 정차역의 신설은 양산시 전역의 새로운 개발 및 지역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경기도 광명시나 충남 천안시의 경우 KTX 정차역이 건설된 광명 일직동과 천안 배방읍이 이후 각 지역의 대표 중심지로 급부상했다.

그동안 양산시민이 KTX를 이용하려면 20~30km 떨어진 40분 거리 울산 KTX역과 30분 거리 구포역을 이용해야 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더욱이 인구 35만 이상 도시 중 KTX가 정차하지 않는 곳은 양산이 유일했다.

그래서 더욱 간절했다. 선거철마다 정치인들은 KTX 정차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그 동안 두 번의 변곡점이 있었다. 2017년과 2021년이다. 2017년 4월 물금읍은 KTX 열차의 물금역 정차를 위해 시민 5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한국철도공사에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어 5월에는 양산시의회가 물금역 KTX 열차 정차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KTX역사를 부산 노포나 동면 영천으로 하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KTX 정차 이슈가 집중됐던 시기다.

그리고 2021년, 양산시가 자체적으로 물금역 KTX 정차 타당성 용역을 진행해 경제성이 있음을 입증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여기에 부울경 메가시티 바람까지 불었다. 결국 지난해 4월 양산시와 국가철도공단이 물금역 KTX정차를 위한 시설개선 협약을 하면서 사실상 KTX정차가 확정됐다.

이후 국토부와 코레일을 상대로 꾸준히 KTX 물금역 정차 시기, 횟수, 운영방식, 주변 환경 개선 등의 이슈를 제기하면서 12월 29일 정차를 확정했다. 여기까지 오는데는 양산시민의 염원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정치권과 양산시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변곡점이 됐던 2017년과 2021년을 보면 오히려 정권이 달랐기 때문에 오는 정치적 긴장감과 경쟁심이 추진력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한다. 보수텃밭이라 불리던 양산에서 2014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진보세력이 본격적으로 전면에 나서면서 보수 측도 뭔가를 보여줘야만 했고, 반대로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보수와 진보의 세력 판도가 진보 측이 성과를 보여야 했다. 시민의 염원과 여야의 경쟁이 인고의 시간을 건너 지금의 결실로 이어진게 아닐까. 물금역 KTX 정차는 양산의 보수와 진보가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만들어낸 산물이라면, 앞으로 제2, 제3의 물금역 KTX 정차와 같은 결과물을 기대하고 싶은 마음이다. 공교롭게도 양산에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더미같이 있다. 향후에도 정치권의 건강한 경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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