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 부처님의 비구니 제자 가운데 진리를 설하는데 매우 뛰어난 담마딘나가 있다. 그녀의 출가 인연이 매우 흥미로워 소개하려고 한다. 부처님께서 왕사성 죽림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왕사성에 담마딘나라는 여인이 살았고, 남편 위사카는 사찰에 가서 부처님 법문을 자주 들었다.

어느 날 위사카가 법문을 듣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재산을 아내에게 물려주고, 조용한 곳으로 가서 부처님처럼 수행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와 부부가 식사를 마치고 둘이 마주 앉았다. 남편이 먼저 말했다.

"여보, 이제부터 이 집안의 재산은 모두 당신이 갖고 알아서 관리하세요. 재산이나 명예 등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들을 멀리하고 싶소. 오늘 부처님 설법을 듣고 물질에 대한 애착과 집착이 사라진 것 같소. 나는 조용한 숲속에 들어가 수도하면서 살고 싶소."

부인이 남편 말을 듣자마자 말했다.

"여보, 저는 당신 재산에 관심이 없습니다. 저도 재산이나 물건에 대한 집착이 없습니다. 저는 가정을 떠나 비구니가 되고 싶습니다." "매우 훌륭한 생각입니다. 당신은 내일이라도 당장 출가하도록 하십시오."

다음 날, 남편 위사카는 부인의 출가 준비에 바빴다. 스님들께 보시할 공양물을 들고, 그녀를 사찰 입구까지 데려다준 뒤에 집으로 돌아왔다. 출가 이후 그녀를 '담마딘나'라고 부르게 되었다.

비구니가 된 담마딘나는 잠시도 게으르지 않고 수행한 결과, 수년 후에 불교 수행의 최고 경지인 아라한과를 성취했다. 그녀는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 혼자만 진리의 기쁨을 누릴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법을 전해야겠다.'

담마딘나는 비록 비구니였지만, 어떤 진리[法]에 대해 질문받아도 막힘이 없었고, 설법을 할 때는 물이 흐르듯 유창했다.

남편 위사카가 먼저 재산을 정리하고 명상하며 살고자 했지만, 부인의 (출가할) 마음이 간절한 것으로 판단하고, 그녀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줬다는 점이다. 필자가 그 부분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담마딘나가 깨닫고 나서 설법하는 장소에서 남편을 만나게 되는데, 남편이 담마딘나에게 진리를 묻고 담마딘나가 답해주는 부분이 있다.

필자는 많은 부부들을 만났다. 부부가 좋은 인연으로 만나 서로 의지하면, 인생에서 최고의 행복일 것이다. 그런데 그 반대인 경우는 차라리 남보다 못할 정도로 서로 원수가 되는 이들이 있다. 문제는 둘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자식들까지 피해를 입힌다. 이렇게 피해 받은 자식들이 훗날 자신도 똑같은 길을 걷는다. 즉 부모의 이혼을 겪은 자녀들이 불행한 삶을 사는데, 행복한 부부 모습을 본 적이 없어 롤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한쪽 배우자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체로 서로가 가해자이고, 서로가 피해자라고 본다. 배우자에게 힘들 때, '나도 저 사람 꼴 보기 싫은데, 저 사람도 나를 꼴 보기 싫겠구나.'라고 생각해 보라. 그러면 조금이나마 미움을 내려놓게 된다. 배우자는 함께 길을 걷는 친구이지, 종속된 존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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