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나재가복지센터' 대표,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강하나재가복지센터' 대표,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당신은 어떤 격려에 힘이 나나요?"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좋은 일,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면 좋겠지만, 살다 보면 늘 좋은 일들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떤 상황이든, 어떤 사람이든, 어떤 환경에서든 슬프고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 고된 시간을 보낼 때 어떻게 위안을 얻고 극복을 할 것인지는 오로지 자신의 몫이니, 나는 누구에게 또는 어떤 말들이 나를 위로하고 힘이 나게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좋겠다.

일상생활에서 겪는 수많은 어려움과 그에 따른 불쾌한 감정을 스스로 적절하게 다루는 능력 또한 꼭 필요하다. 자신의 강점과 긍정적 내적 자원을 활용하여 차분하고 편안한 상태를 찾고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내는 것, 타인의 위로를 수용할 수 있는 태도를 갖추는 것 또한 중요하며 자신의 정서에 영향을 미친다. 사회환경적 또는 정서적으로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심리상태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자기위로능력이 자신의 삶에 의미 있게 다루어져야 하겠다.

자기위로능력은 어릴 적 부모로부터의 공감적이고 상호작용적인 양육환경에서 생겨나는 것인데 불안을 경험하는 유아는 부모의 즉각적이고 충분한 공감과 달램을 통해 발달 되어진다. 이러한 자기위로능력을 통해 나 자신을 외부의 기대와 요구에 맞추어 비교하지 않고 높은 자존감을 형성하여 미래의 두려움과 불안한 감정을 완화시킬 수 있다. 자신의 내적 자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불쾌한 감정과 불안을 일으키는 상황에 대한 자기 위로 방법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대처전략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타인으로부터 신체적 접촉을 통해 위로받거나, 자신의 상황을 드러내고 위로받음으로써 극복하는 법, 기분 나쁜 일로부터 쉽게 벗어나 정상상태로 회복하는 법, 스스로 자신을 달래고 위로하는 방법 등 건강한 방식으로 위로 능력을 발달시켜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자기위로를 위해 무언가에 집착하지 않고 스스로가 자기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잘 알아야 하며, 타인과의 건강한 상호교류 속에서 타인의 위로에 의심없이 반응하는 수용 및 공감능력을 길러야 하는 것이다.

나는 올해 너무 바쁜 한해를 보냈는데 특히 이번 2학기는 강의며 상담이며 센터 업무까지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나니, 어느새 12월이 되어 학기를 마무리하였다. 몸도 고되고 힘든 나날들이 꽤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힘이 되는 한마디, 한마디가 있었기에 또 버텨낼 수 있자 않았나 싶다. 특히, 이번 학기에는 잊지 못할 학생들이 있다. 수업시간에 자신이 준비해온 자료를 발표하며 간단히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강·하·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내 이름으로 삼행시라 부끄럽기도 하고 무안하기도 하면서 낯설기도 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시간들이 너무 행복했고 따뜻했다.

그들은 힘든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지루한 수업시간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려 하였거나 자신의 생각을 삼행시로 간단히 마무리할 수 있는 신박한 아이디어일 수 있었겠지만, 그들의 그 순수함과 담백함, 정감 어린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나에겐 큰 위로가 되었고 사랑과 믿음이 쌓였다. 함께 한 시간들을 통해 울고 웃으며 온 마음이 통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 사랑이 디딤돌이 되어 다음 한주를 무사히 살아낼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는 것을 그들은 모를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가 힘든 일에 허우적거리고, 갈팡질팡할 때 나를 염려해주고 격려해주고 응원해주는 이들이 있었기에 내가 버틸 수 있었다. 주변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하루를 버티고 살아진 날들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힘들지? 괴롭지? 그걸 어떻게 해?"처럼 걱정이 아닌 "잘하고 있다. 멋있게 해낼 것이다. 꼭 꿈을 이룰 것이다"라는 격려의 말들이 오히려 힘이 나고 그 힘을 받아 내가 나를 믿는 확신도 들었다.

잘하고 있다는 이 한마디가 힘든 과정을 겪고 있는 누군가에겐 큰 위로이며, 그 따뜻한 위로를 통해 극복되기도 하고 견뎌지기도 하며 살아지기도 한다는 이 진리를 경험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조건없이 나를 사랑한 그 마음과 감사함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함과 사랑을 바탕으로 정성을 다했었던 내 마음이 그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길 위에 한땀 한땀 깊이 새겨지길 바랄 뿐이다. 나의 얕은 지식으로 공감이라는 포장을 싸고 누군가의 마음을 쓸쓸하게 했던 때는 없었는지, 기분이 나쁘다며 던진 차가운 말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어 아프지 않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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