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양산생활예술공모전 입상자 인터뷰
서예부문 최우수상 수상자 오해문 씨

덕계동 주민센터 서예 교실에서 시작하여 심재 손영옥 선생에게 가르침 받은 오해문 씨는 배움에 있어서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70대 오해문 씨는 평소에도 학우들에게  "무엇보다 내가 늙었다고, 나이를 먹었다고 안 될 거라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평소의 마음가짐 때문인지 그는 '제2회 양산생활예술공모전'에서 당당히 서예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수상작 '香壽淸福(향수청복)'을 관람하는 이들이 급박한 세상과 여유롭지 못한 삶일지라도 마음의 안정과 평온함이 깃들기를 바란다.
오해문 씨는 누군가에게는 늦게 시작했다고 불리겠지만, 서예에 대한 애정은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아 보인다. 그는 "화선지에 글을 쓸 때의 느끼는 행복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므로 오늘도 한 글자 한 글자씩 화선지에 글씨를 쓸 뿐이다"고 했다. 


오해문-향수청복(예서)

▶수상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무엇보다 지역 문화 활성화와 예술인들에게 소통의 마당을 열어준 양산신문사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처음 저에게 붓을 잡게 만들어 주신 심재 손영옥 선생님을 비롯해 열정적으로 저를 지도해 주신 선생님과 늘 함께한 동료 학우님들께도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수상 작품은 어떤 의미를 전하는지요?
수상작 '香壽淸福(향수청복)'은 "향기롭게 오래 살고 맑은 복을 누리소서"라는 뜻으로 오랫동안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라는 의미를 전합니다.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누구에게도 삶은 쉽지 않습니다. 내가 듣고 보고 경험한 모든 인생이 그러하듯 아무리 급박한 세상과 여유롭지 못한 삶 일지라도 한 걸음만 뒤에서 먼 숲을 바라보며, 불안정한 마음을 안정시키고 평온한 마음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마음입니다.

▶그렇다면, 본인의 작품은 어떠한 마음과 시각으로 감상하면 좋을까요?
어느 날 세수하다 문득 거울 속에서 늙어버린 자신을 보았습니다. 죽을 때까지 집안 먼지를 치워야 합니다. 오래오래 향기롭게 살고, 편안한 복을 누리려면 먼저 자신의 건강과 배려 그리고 이웃을 위한 나눔의 마음이 필요하겠지요.

▶이번 작품을 그리게 된 동기와 시행착오는?
이번 공모전 작품을 준비하면서 글을 쓰는 것은 자신이 초라해지는 과정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그 과정은 앉아서나 서서 끙끙거리며 계속 써서 제출했는데도 통과를 못하고, 첨삭에 또 첨삭을 받아서 다시 써내는 과정입니다.
비록 마음은 만족하지 않지만, 날짜 임박에 맞춰 겨우 제출하고 난 이후의 쾌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서예뿐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울할 때는 무상무념으로 글을 쓰라는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수상을 예상했는가요?
아직 만족하지 못한 작품이라 전혀 예상 못 했습니다.

▶수상 이후 주변 반응은 어떠했는지?
함께 공부하는 서예 학우들과 주고받는 대화가 있는데, 바로 60대는 집에 가면 잊어버리고, 70대는 서실 문을 나가면서 잊어버리고, 80대는 배우자마자 잊어버린다는 말입니다. 이처럼 60대 이상은 늦게 배우는 공부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지인들에게 "무엇보다 내가 늙었다고, 나이를 먹었다고 안 될 거라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또 "배우는데 나이가 어디 있느냐? 지금이 우리 인생에서 가장 꽃피고 활력 넘치는 시기라고 생각하면, 그에 맞는 정신과 에너지가 따라오기 마련이다"고도 말합니다. 이제 한두 사람씩 제 말에 동의하며 열심히 습작하는 걸 느낍니다.

▶서예를 처음 배운 곳과 어린 시절 꿈이 어떻게 되나요?
덕계동 주민센터의 서예 교실에서 시작하였으며, 어릴 때 꿈은 사학가였습니다.

▶앞으로 목표는?
월급이 올라가면 행복을 느끼는 사람, 물질을 얻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 등이 있습니다. 저는 이중에서 마지막 상황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화선지에 글을 쓸 때의 느끼는 행복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므로 오늘도 한 글자 한 글자씩 화선지에 글씨를 쓸 뿐입니다.

▶생활공모전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 주세요.
지역 신문사에서 공모전을 개최한다는 것에 무척 대단함을 느꼈으며, 지역민으로서 자부심 또한 갖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영혼이 깃들지 않는 손으로 작업한다면,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손은 예술의 중요한 지점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여전히 시간과 다투며 손끝으로 써 내려가는 작품이 주는 감동은 여운이 남기 마련입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아마추어작가의 참여로 명실공히 프로예술가로 등단하기 위한 디딤돌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대회가 되길 바랍니다. 다만 공모전이 1부·2부로 나누어 개최됨에 따라 관람객의 분산과 번거로움이 못내 아쉽기도 합니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중학교 때 은사의 말씀 중 "인생은 죽을 때까지 시험의 연속"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적지 않은 나이인데도 저가 그 길을 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단순히 여가 활용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조금씩 성장한다고 느끼는 게 중요합니다.
즉, 공감하는 가치와 지향점이 일치할 때 진정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모든 공부가 그렇듯 서예도 재미있어야 합니다. 처음 붓을 잡으면 누구나 힘들어합니다. 하지만 꾸준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세상 속에 던져졌지만, 불안과 근심 모두 내 것으로 받아 들어야 합니다. 능동에서 수동으로 우연에서 필연으로 바꿔가고 있는 절박한 순간에 미래를 향해 자신을 기꺼이 던지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가 되고, '내 힘들다'를 거꾸로 하면 '다들 힘내'가 되듯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고(思考)가 필요한 요즘 서예를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