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 부지 제공, 부영그룹 건설
경남교육청 기부채납 후 물금고 관리
양산교육지원청 옆 1만5천㎡ 부지
연면적 1천320㎡, 지상 2층 규모
외지고 재해정비공사 인근 지적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창단 최초 전국대회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룬 물금고등학교 야구부를 위한 기숙사와 실내야구 연습장 건립이 기부를 통해 추진된다.

선수들의 주거환경 개선과 경기력 향상, 향후 선수 영입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건립 부지가 외진 곳이어서 안전이나 생활환경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산시는 기부자가 물금고 야구부 기숙사 및 실내야구 연습장을 건립해 기부채납을 하겠다는 기부 의사를 전해옴에 따라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 창단한 물금고 야구부는 올해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강호들을 잇달아 격파하며 창단 첫 준우승을 차지해 양산시민은 물론 전국의 야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선수들이 숙소가 없어 아파트 월세를 얻어 지내고, 전용 연습구장이 없어 범어야구장이나 강민호야구장을 돌며 노후된 운동장에서 부상의 위험을 안은 채 연습을 하면서 이룬 결과라 더욱 값진 성과였다. 양산시에서 지원받는 보조금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월세로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개선의 여지가 어려웠던 차였다.

이러한 사정을 들은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는 숙소 제공을 약속했고, 천신일 세중그룹 회장은 1천만원을 후원했다.

물금고 야구부 기숙사 및 실내야구 연습장 건립 사업이 추진하게 된 배경이다.

사업은 양산시가 건립부지를 제공하고, 기부자가 건축물을 건립해 경남도교육청에 기부채납을 하면 이후 물금고에서 건축물을 관리 및 운영하게 되는 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양산시는 물금읍 가촌리 산 3번지 일원 양산교육지원청 옆의 1만5천㎡ 부지를 건립부지로 예정하고 지난 27일 제196회 제2차 정례회 정기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에 해당 부지 계획을 제출했다. 해당 부지에 연면적 1천320㎡, 지상 2층 규모의 건물을 건립하는 것이다.

양산시가 제공하는 부지는 시유지 9필지 외에도 국유지 1필지와 사유지 6필지로 구성돼 있고 토지이용계획상 초등학교로 지정돼 있다. 따라서 이번 정례회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통과되면 내년에 체육시설로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한 후 사업비 4억3600만원을 들여 부지 매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양산시의회에서는 기대와 함께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27일 열린 제1차 예산결산및업무보고특별위원회에서 정성훈 의원(국민의힘, 물금 범어)은 "예정부지의 18% 정도가 가촌6지구 자연재해 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과 겹치고 공사시기도 비슷하다"면서 "해당 지역이 자연재해의 위험이 언제나 있다는 것인데 추후 기숙사 건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가촌6지구 재해정비사업은 집중호우 때마다 산사태 우려에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된 물금읍 가촌리 1040-2번지 일원에 대해 내년부터 2025년까지 계류보전 0.9km, 사방댐 6개소, 홍수조절수로 1.2km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물금고 기숙사 예정지와 불과 100m 정도 거리여서 이로 인한 영향을 지적하는 것이다.

예정 부지가 외진 곳이어서 인프라가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숙남 의원(국민의힘, 물금·원동)은 "해당 부지가 외딴 곳이어서 옆의 양산교육지원청 불이 꺼지면 깜깜해지고 그 주변은 아무 것도 없다. 보호받아야 할 학생들인데 외진 곳에 기숙사를 지어 안전사고 위험이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아파트 단지가 있는데 야구 연습장 소음이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도 고려해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이묘배 의원(더불어민주당, 물금·원동)은 "약정서에 물금고 야구부 기숙사 및 연습장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어 실내야구연습장을 다른 학교에서 사용하는데 제약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물금고 기숙사 건립 건은 이번 예결특위에서 원안 통과됐다. 따라서 다음 달 4일 열리는 제2차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내년부터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권환흠 기자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