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휴작가 인터뷰] 부윤철 서양화가
부윤철 서양화가, 8회 개인전
갤러리휴, 19일까지 '사계' 전시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을 지나면서 수많은 희로애락의 감정들을 담은 작품들이 오는 19일까지 갤러리휴(관장 최현미)에서 전시되고 있다. 갤러리휴에서는 부윤철(75세) 서양화가의 8번째 개인전으로 지난 13일 작가와의 만남을 시작해 총 35작품의 자연을 담은 사계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부 화가가 그리는 자연에는 어떤 희로애락의 삶이 있는지를 잠깐 들여다 보기로 했다. 

'Cross-time'

'Cross-time' 작가노트

"바다(海)에는 어머니(母)가 들어 있습니다. 한결같은 어머니의 사랑은 바다와 같이 끝없는 넓고 깊은 사랑입니다. 눈물로 두손을 모으면서도 절대 지지않고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생명의 사랑입니다. 누구나 가슴속에는 오래된 기억 속에 숨어있는 그리움이 있고 어머니를 생각하면 금방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낍니다.

어머니는 그리움입니다. 바다라는 이미지를 통해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그리움이요, 애틋함에 대한 기억의 시간들입니다."

■이번 개인전을 하게 된 배경과 이에 대한 소감이 어떠신지.
이번 개인전은 '2023양산시 지역문화진흥기금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개인전을 하게 됐습니다. 예술인들의 창작의욕을 북돋우고 지역문화예술의 활성화와 지역민들이 문화예술을 가까이하고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단지 많은 작품들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는 적당한 전시장을 마련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게 아쉬움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 기본적인 프로필과 이력이나 수상 등 자기소개를 구체적으로 부탁드립니다.
한국미술협회 양산지부 소속으로 주로 양산을 거점으로 서울, 부산, 경남에서 활동하는 서양화가입니다.

학창시절 취미로 하던 그림이 20년 전 부터 본격적으로 하게 됐고 서예와 사군자 문인화도 즐기고 있습니다. 현재는 한국미술협회와 경남미술창작소회원, 창화그룹회원이며 부산서예대전 초대작가, 한국문인화대전 초대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20년째 작가 활동으로 개인전7회, 단체전 100여 회가 됩니다.

■이번 전시 작품은 총 몇 작품이며 작품 주제에 대해 상세히 말해 주세요.
갤러리휴에 현재 전시 작품은 총 35점 입니다. 주제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며 사계를 주제로 한 이유는 줄기차게 앞만 보고 바쁘게 살아오던 중에 2년 전 건강이 나빠지면서 병원신세를 많이 지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건강이 우선이라 생각해서 건강 제일로 살아야겠다는 마음의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자연을 더욱 더 가까이서 보고 느끼면서 친근감을 더해 힘들고 어색하지 않게, 편안하게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연을 주제로 그려보게 됐습니다.

사계의 변화무쌍한 모습들을 관찰하다 보면 자연에 대한 고마움과 신비함에 빠져 들어 희로애락의 감정들을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삶의 활력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작품 주제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담았습니다.

■작가로서의 철학이나 가치관이 있으시다면.
논어(論語)의 회사후소(繪事後素)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바탕이 있은 후에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인성이 갖추어져야 그 다음이 돋보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붓을 갖고 있고 실력이 좋다 해도 바탕이 깨끗하게 하얗게 정리가 되지 않고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인성을 키우고 꾸밈이 없는 자기답게 살아감이 진정 멋진 행복한 삶이라 생각합니다.

■화가가 어릴 적 꿈이었습니까? 화가를 꿈꾸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과 헤어지면서 조부모님이 사시는 바닷가 근처의 집에서 살게 됐습니다. 그 시절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을 달래려 바다로 나가 수평선을 바라보는게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자연스럽게 바다를 그리게 되는 동기가 됐습니다.

한의원을 하시던 할아버지가 저녁이면 서예, 사군자를 즐겨하셨는데 옆에서 먹을 갈아드리면서 할아버지와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도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까지 계속 그림을 그렸으나 부모님의 반대로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제 나이 55세가 되어 드디어 다시 붓을 잡을 수 있게 되어 지금까지 줄기차게 작업에 전념할 수 있게 돼 현재는 그림으로 인해 행복과 즐거움의 나날이라 감히 말합니다.

■자연에 대한 그림이 많이 있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 영감은 어디서 얻을까요.
집에서 화실까지는 가깝지만 아침 집을 나서면 어디든 1시간 정도 걷기운동으로 양산천, 골목길, 시장길 등을 두루 다니면서 시야에 들어오는 정경들이 모두 작품 구상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가끔은 바닷가로 나가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꾸밈이 없는 앙상한 겨울나무의 모습을 즐겨 그리면서 삶을 공부하기도 합니다.

잡다한 생각들로 마음이 복잡할 때 다양하게 변화하는 계절의 모습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어지러운 감정들을 모두 상쾌하게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시간이 지나고 보면 삶이 예술이 되는 순간이 가장 여유롭고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누구라도 슬럼프는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언제 왔었는지, 그리고 극복은 어떻게 했는지요.
아무 일도 안하면 아무 일도 없습니다. 비행기는 공기의 저항을

이용해서 날아가는 것입니다.

그렇듯 좋은 작품,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을 그리겠다고 용을 쓰다보면 기력이 쇠진해 질 수도 있고 흡족할 만큼 작품이 안되면 참으로 난감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보니 한편 생각하면 행복한 고민이고 행복한 슬럼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에 무엇이든 다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그림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꿈이나 메시지나 있다면.
주위의 자연환경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각자 나름대로의 멋을 내보이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들은 우주에 하나밖에 없는 유일무이한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성있는 걸작품을 뜯어 고치면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닮아가고 싶어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아름다워지기 위해서겠지요.

저는 아름다움이란 누구의 흉내도 내지 않고 자기답게 최선을 다해 꽃피워 갈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매번 전시 작품을 통해 개성있는 이미지로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작가님 생각에 그림은 무엇이라고 정의 내리고 싶습니까.
누구에게나 숨어있는 그리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쓰는 사람은 글로, 노래하는 사람은 노래로, 또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특히 그리움과 바람과 희망을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내 보여지는 것이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즐거운 아우성이요 삶의 활력소라고 생각합니다.

■갤러리휴에서 전시 소감과 함께 향후 계획이 있으시다면, 그리고 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작가는 입으로가 아니라 작품으로 이야기합니다. 자기답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서 자연스럽게 보이는 모습들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성과 열정으로 뭉쳐진 작품들을 제작하고 시민들과 즐거운 이야기를 풍성하게 나누며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들을 남기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살아가는 생활에 익숙해진 요즈음이지만 푸른 하늘도 한번씩 쳐다보고 심호흡도 하면서 자신을 위한 문화생활도 해 보면 마음이 풍요로워 질 것입니다.

그리고 접근성이 좋은 전시공간이 부족해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았는데 최근에 휴갤러리 개관으로 정말 기뻤습니다. 예술인들에겐 선물과도 같았습니다.

양산신문 대표님을 비롯한 전직원들의 수고로움에 박수갈채를 보내드리며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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