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본점 회의실서 대의원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

"00 카드사 법무팀 박00입니다. 카드 대금이 연체됐습니다. 저희가 알려드리는 계좌로 00일 00시까지 돈을 입금 하셔야 불이익을 당하지 않습니다"라는 강당 스피커에서 들리는 보이스피싱 범죄자 목소리는 방송에서 흔히 접할 수 있었던 어눌한 말투가 아니다.

카드사 직원과 경찰, 검찰 수사관으로 신분을 속인 그들의 말투는 어색하지 않았고 논리정연했다. 17일 오전 11시 웅상농협(조합장 안용우) 본점 2층 회의실에서 대의원 52명이 참석한 가운데 보이스피싱 범죄 사례가 소개되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날 웅상농협이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와 보이스피싱 예방 영상교육을 실시하자 가족을 사칭하거나 납치당했다며 협박하는 과거의 보이스피싱 범죄 사례와 달리 고도로 지능화·전문화된 피해 사례에 분위기가 고조되기도 했다.

전문가의 설명으로 진행된 이날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은 특히 농어촌의 시니어 및 고령층의 경우 금융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날로 지능화되고 전문화되는 금융 사기에 쉽게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했다.

또한 직접적으로 금융사기 피해를 당하지 않더라도 통장을 빌려주거나 명의를 대여하여 전자금융거래법 등의 위반으로 형사처분 대상이 될 수도 있고, 피해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도 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기범 대다수가 피해자의 기본 인적사항을 편취한 이후 대검찰청 금융수사팀, 서울 지방검찰청 첨담수사팀, 금융감독원 등 수사기관 소속임을 밝히며 대포통장 사기·고소사건, 피소·출석요구 등 수사관련 전문용어를 사용했다.

또 보이스피싱을 의심하거나 협조하지 않을 경우 고무집행방해죄 등 처벌을 언급하며 공포심을 유발하고, 여럿명이 번갈아 가며 피해자가 직접 사이트에 접속하여 확인하도록 하는 등 피해자가 사기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착각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안용우 조합장은 "우리 농협에서도 보이피싱 예방 사례가 몇차례 있었지만, 금융사기 수법이 날로 지능화되고 전문화되어 최근에는 정부 정책자금 대출상담을 명목으로 하는 보이스피싱 금융사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 농협에서도 수시로 전직원들을 대상으로 보이피싱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가을철 바쁜 추수 시기에 사기범들은 전화를 통해 피해자를 속이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현금이나 개인정보를 탈취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들 사기범들은 친구나 가족을 사칭하여 송금을 요청하기도 하고, 공과금 대납을 핑계로 전화로 송금하라고 한다던지 통장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면 절대 알려주면 안된다. 또 터무니 없이 추수가 끝나고 갚으라며 돈을 빌려 준다고 돈이나 통장을 달라고 할때는 어떤 이유이든 간에 통장과 돈을 주면 안된다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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