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이 품은 문화예술제 각양각색(各樣各色)’ 성황리 마쳐
서춘계 대한노인회 양산지회장, 박인주 양산문화원장 등 참석
산행 강연, 드론 퍼포먼스, 헌다제 등 색다른 기획력 선보여

상공에서 바라본 원적산 봉수대와 문화예술제 행사무대
상공에서 바라본 원적산 봉수대와 문화예술제 행사무대

 

양산의 역사와 양산의 문화예술인들이 함께한 '천성산이 품은 문화예술제 각양각색(各樣各色)'이 지난 14일 국가사적 원적산 봉수대 일원에서 진행됐다. 

천성산 자락의 문화재로 옛 전달(신호)체계의 상징체 원적산 봉수대(위천 봉수)가 2023년 국가사적으로 승격되었음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행사로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상생발전과 튼튼한 지역문화공동체를 만들어 가기 위해 준비한 자리다.

이번 행사는 양산Culectour(박복순 대표)가 주최·주관하고 관광두레가 후원했으며, 문화교육연구소田 전이섭 소장이 기획했다. 또한 국악예술단 뫼울, 詩와의산책 시낭송협회, 양산차문화인연합회, 박순희茶문화연구소가 협력하여 진행했으며, 원적산 봉수대보존회, 양산시산림조합, 상북새마을금고, 상북농협이 협찬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며 나눔의 문화를 전달했다.

메시지를 달고 날아오는 드론을 소개하는 진행자
메시지를 달고 날아오는 드론을 소개하는 진행자
문화예술제 취지를 설명하는 전이섭 디렉터
문화예술제 취지를 설명하는 전이섭 디렉터

 

이날 행사에는 원적산 봉수대보존회의 전신인 상북봉화대의 초대회장이자 현재 대한노인회 양산지회 서춘계 회장과 2002년 봉수대 진입로 꽃길가꾸기 사업 당시 상북면장을 했던 양산문화원 박인주 원장, 원적산 봉수대보존회 회원이자 경남도의회 최영호 의원, 양산시의회 신재향 의원 등 시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인사말씀 하는 서춘계 양산노인회 회장과 박인주 양산문화원장
인사말씀 하는 서춘계 양산노인회 회장과 박인주 양산문화원장
경품 추첨하는 신재향 의원
경품 추첨하는 신재향 의원
관객과 함께 국악기로 듣는 가요
관객과 함께 국악기로 듣는 가요

 

'천성산, 사람과 문화를 품다'를 주제로 한 산행 강연을 시작으로 개회사, 국민의례, 학춤, 시 낭송, 헌다제, 초대 공연, 판소리와 현대무용, 국악기로 듣는 가요 등 지역의 다양한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멋진 공연으로 시민들과 소통의 무대를 만들었다.

산행 강연하는 문화교육연구소田 전이섭 소장
산행 강연하는 문화교육연구소田 전이섭 소장
상공에서 바라본 학춤 공연
상공에서 바라본 학춤 공연
국악연주로 듣는 국민가요
국악연주로 듣는 국민가요

 

특히 산행 강연은 시민들과 함께 행사장인 봉수대까지 걸어 올라가며 천성산의 역사와 의미, 원적산 봉수대가 국가 사적으로 승격되는 데 있어 과거에 민간의 어떤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이 있었는지 등 의미 있는 강연이 펼쳐졌다.

또한 본 공연 시작에 앞서 드론을 이용한 메시지 전달 퍼포먼스로 봉수대의 참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기획력은 색달랐다. 나라와 지역을 지키며 가꿔온 선조들의 뜻을 기리면서 올리는 헌다제는 깊어가는 가을과 함께 하얀 찻잔이 유난히 맑았고, 문화예술인들의 몸짓도 각양각색 물들어가는 단풍처럼 아름다웠다.

문화예술제 축하 메시지를 달고 창공을 날아오는 드론
문화예술제 축하 메시지를 달고 창공을 날아오는 드론
양산차문화인연합회 회원들의 헌다 의식
양산차문화인연합회 회원들의 헌다 의식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현대무용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현대무용

 

한편 문화예술제를 기획한 문화교육연구소田 전이섭 소장과 함께 한 문화예술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본다.
 


Q. 지난달의 박제상 효충공원에 이어 이번 원적산 봉수대에서도 문화예술제를 진행했는데, 왜 하는 것인가?

田. 각양각색(各樣各色)이라는 주제를 도출하기 이전에 먼저 위기지예(爲己之藝)를 생각했었습니다. '나를 위하고, 우리를 위한 문화예술'에서 출발합니다. 지역문화를 이야기하는데 지역은 없고, 지역예술인은 없는 현실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고, 이러한 문제의식은 대안제시와 실천활동으로 이어져야 함을 늘 강조하던 저로서는 나름의 방법을 모색한 것이 이번의 문화예술제입니다. 문화자원이 많아도 꿰어야 보배가 되고, 문화예술인이 많아도 모여야 진정한 문화가 된다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 개인에게 있어서는 자기가 뱉은 말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고, 또 성취감이며, 지역의 문화 환경을 더 튼튼하게 하는 문화인으로서의 역할이자 사명감이라 생각합니다.

인사말씀 하는 전이섭 디렉터
인사말씀 하는 전이섭 디렉터
상공에서 바라본 헌다제
상공에서 바라본 헌다제

 

Q. 관광두레의 후원을 받았기는 하지만, 상당 부분 자부담으로 진행했다는데, 왜 지원금(보조금)제도를 활용하지 않는가? 그리고 공연을 위한 제반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원적산봉수대에서 진행을 했던 이유는?

田. 한때 저도 문화행정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으로 지원금제도의 허와 실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입니다. 지원금(보조금)은 약과 독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 약 보다는 독이 더 많은 지금의 현실입니다. 오히려 문화예술인들의 자생력을 떨어뜨리고, 화합을 저해하는 발단이 되기도 하며, 고향 양산에 돌아올 때부터 지원제도에 대한 개선을 이야기했지만 십 수 년의 세월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시스템 속에서는 그 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원금의 액수도 기백만 원에 그치는지라 실질적 도움은 안 되고, 제도의 하수인이 될 뿐입니다. 하향평준화의 근원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제가 돈이 많은 사람이라 배 부른 소리 한다고 치부해버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아직은 열정페이로 일할 만큼 에너지가 있습니다. 언제까지 열정으로만 일을 할 수는 없지만, 돈의 노예로 살아서는 안 될 일이겠지요. 스스로 자가당착(自家撞着)의 모순에 빠져서는 안 될 일입니다.

네. 원적산 봉수대는 국가사적으로 지정되기는 했지만, 전기도 없고, 화장실도 없고, 주차장도 협소하며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아 진행하기까지 힘든 부분이 많았습니다. 어려운 여건을 헤쳐 나가는 것도 하나의 도전이며, 무엇보다 국가사적이 되기 이전부터 민간의 활동을 직접 보며 자라온 사람으로 선대의 지역사랑과 실천 활동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 1987년 제가 초등5학년 때 제 아버지를 비롯한 상북면의 많은 유지들에 의해서 발족된 상북봉화대의 왕성한 활동이 있었기에 오늘날 국가 사적이 된 배경입니다. 이를 후대의 제가, 대대로 양산에서 살아온 제가 알리지 않는다면 누가 알려주겠습니까?  

물심양면 도움주신 지역의 선배님들과 산림조합, 상북농협, 상북새마을금고의 관계자들께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헌향하는 서춘계 양산노인회 회장
헌향하는 서춘계 양산노인회 회장
헌다하는 박인주 양산문화원 원장
헌다하는 박인주 양산문화원 원장
2007년 원적산 봉수대보존회 수원화성 봉수 견학(좌측 두 번째 서춘계 회장, 좌측 네 번째 전이섭 소장의 아버지, 우측 제일 끝 최영호 경남도의회 의원)
2007년 원적산 봉수대보존회 수원화성 봉수 견학(좌측 두 번째 서춘계 회장, 좌측 네 번째 전이섭 소장의 아버지, 우측 제일 끝 최영호 경남도의회 의원)
2013년 ‘문화교육연구소田’ 전이섭 소장 원적산봉수대에서(어린이 사회문화교육프로그램 中)
2013년 ‘문화교육연구소田’ 전이섭 소장 원적산봉수대에서(어린이 사회문화교육프로그램 中)

 

Q. 제목만큼이나 각양각색 다른 성향의 예술인들이 모여 한 자리를 펼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텐데 어떠했었나요? 그리고 앞으로의 생각도 들려주세요.

田. 네. 쉽지 않았지요. 우선은 각자 주관이 뚜렷한 예술인들이라 추구하는 방향도 다르고, 이해관계도 달라서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요. 결국은 사람의 문제입니다만, 이를 푸는 것도 사람이지요. 뭐든 첫 술에 배 부를 수는 없는 겁니다. 뭔가를 하면서 시행착오 속에서 결점을 보완해나가는 것이 성장의 해법입니다. 

어찌됐든, 행사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정답은 없고, 해법이 있을 뿐입니다. 나름의 해법으로 풀어봤습니다. 믿고 함께 해 준 지역의 여러 문화예술인들께 감사드리고, 또 앞으로도 어떤 행위를 통해서건 '함께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문화다양성 시대에 편협하고, 편중된 생각에서 벗어나 세상의 다양함을 읽어 들이며 협업하여 삶의 저변을 가꾸고 당당하게 우리들의 이야기를 펼쳐나갈 수 있는 문화운동을 확산시켜 나가자고 지역의 문화예술인들께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박복순 대표의 관객과 함께 하는 시간
박복순 대표의 관객과 함께 하는 시간
춤으로 끼를 발산하는 전지아 어린이
춤으로 끼를 발산하는 전지아 어린이

 

◆박복순 (양산Culectour 대표 / 국악예술단 뫼울 대표)

'문화예술제 각양각색'을 준비하면서 마음이 매우 설레었습니다. 새로운 장르와 각양각색 문화예술인들과의 협업 또한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박제상 효충공원에서 무사히 마치면서 가슴이 뭉클하고 이것을 하고 있는 내가 너무 자랑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우리 것을 전승한다는 것이 이렇게 뜻 깊은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첫 회의 경험을 안고 시작된 이번 원적산 봉수대에서의 문화예술제도 참여한 시민 한 분 한 분께 정성을 담은 물과 준비한 것들을 드리면서 감사함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평소 국악을 배우러 오시는 분들이 여기까지 오신 것을 보면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대표지만, 역사에는 문외한이었던지라 전이섭 소장님의 의견에 열심히 동참하며 우리 양산의 역사적 가치도 알게 되면서 그동안 몰랐던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양산의 숨은 보물들을 찾아서 알리고,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노력 할 것이라고 다짐해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각양각색 각자의 그림을 그리며 함께 어울렸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인사말씀 하는 박복순 대표와 전이섭 디렉터
인사말씀 하는 박복순 대표와 전이섭 디렉터
판소리 쑥대머리를 열창하는 유가영 소리꾼
판소리 쑥대머리를 열창하는 유가영 소리꾼
판소리와 현대무용의 만남
판소리와 현대무용의 만남
청아한 우리 춤사위 학춤
청아한 우리 춤사위 학춤

 

◆손현숙 (관광두레 PD)

지난 달 박제상 효충공원에서 진행된 '해설이 있는 문화예술제 각양각색'이나 이번 원적산 봉수대의 '천성산이 품은 문화예술제 각양각색'은 역사적 의미를 새기는 해설이 있는 산행과 헌다제, 국악과 학춤, 판소리와 현대무용, 시낭송 등의 문화예술로 '양산 문화소풍'이라는 여행 장르를 시도한 점이 돋보입니다. 수고하신 문화예술인 여러분 감사합니다. 즐거운 가을소풍이었습니다.

강연을 들으며 산행하는 시민들
강연을 들으며 산행하는 시민들
송창희 낭송가 (황혼)
송창희 낭송가 (황혼)

 

◆이지안 (양산차문화인엽합회 회장)

항상 이맘때면 헌다복을 챙겨 창녕고분군 헌다제에 참석을 합니다. 몇 해째 나름의 의미를 두고 참석하지만, 돌아오는 길은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내 고향 양산에도 고분을 비롯한 국가 사적지가 많은데, 언젠가 우리 양산의 차인들이 헌다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져보며 때때로 발걸음 하기도 했었습니다. 올해 원적산 봉수대가 사적이 되었다는 걸 듣고 양산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헌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나라와 지역을 지켜온 선조들을 생각하며 차 한 잔 올리고 싶다는 나의 염원을 각양각색 지역의 여러 예술인들과 함께 하면서 이루게 되었습니다. 우리 양산에는 국가 사적지가 이제 일곱 군데가 되었다 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차 한 잔 올릴 수 있는 헌다를 두루 돌며 하고 싶은 바램입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에 차질 없도록 고생하신 전이섭 소장님과 함께 한 지역의 문화인들께 감사드리며, 매년 양산의 사적지에서 차 한 잔 올릴 수 있기를 염원해봅니다. 

양산차문화인연합회 회원들을 소개하는 이지안 회장
양산차문화인연합회 회원들을 소개하는 이지안 회장
다례시연
다례시연
양산차문화인연합회 회원들의 헌다 의식
양산차문화인연합회 회원들의 헌다 의식
양산차문화인연합회 회원들의 헌다 의식
양산차문화인연합회 회원들의 헌다 의식

 

 
◆김계옥 (시낭송가)

두 번의 문화예술제에서 시낭송으로 함께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의미 있었던 것은 양산의 역사가 깃든 곳에서 행사를 한 것이었습니다. 지역의 역사를 시민들이 바로 알 수 있는 현장에서의 소중한 행사였고, 지역문화를 지키며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많은 분들이 협력하여 이루어낸 멋진 한마당이었습니다. 그곳에 나도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었고 양산시민들에게 이런 문화행사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고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다양한 예술인들의 재능기부로 함께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기획하여 주신 전이섭 소장님과 함께 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이런 행사들이 더 활성화되어 많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도 하고 관객도 되어서 문화 나눔의 장이 되도록 힘을 실어주는 양산시의 정책도 기대해봅니다. 

김계옥 낭송가 (내가 바라는 세상)
김계옥 낭송가 (내가 바라는 세상)
진행하는 KNN 임소연 아나운서
진행하는 KNN 임소연 아나운서
드론으로 촬영한 행사장 분위기
드론으로 촬영한 행사장 분위기
행사를 마치고 남은 관객들과 함께
행사를 마치고 남은 관객들과 함께
원적산봉수대에서 내려다 본 양산시내
원적산봉수대에서 내려다 본 양산시내
원적산봉수대의 석양
원적산봉수대의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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