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버스 입석으로 고속도로 주행, 대형사고 '아찔'
승객 몰리는 1시간만 배차간격 탄력적 운영 '호소'
양산시 "버스 증차해야 한다", 예산타령 '빈축'

19일 오전 9시 25분 현재. 1500번 직행좌석버스가 10 여명의 승객을 입석으로 태운 채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양산시 동면 극동아파트에 사는 부산대 최지우(23) 학생은 오늘도 1시간 이상을 직행좌석버스에 메달려 등교하고 있다. "3년 동안 좌석버스를 타고 등교하고 있지만 갈수록 등굣길이 힘들어진다"고 하소연한다.

자칫 직장인 출근시간과 겹치기라도 하면 입석이라도 탈 수 있으면 감지덕지다. 종종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하지 않고 지나가 버리는 일도 다반사로 지각을 달고 산다고 한다.

최씨는 '승차 정원을 무시하고 입석으로 승객을 가득 태운 채 고속도로를 고속 주행하는 문제'도 제기했다. "입석으로 가득 찬 고속버스가 고속도로에서 만약 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고 덧붙였다.

양산시와 버스업계에 따르면 양산증산공영주차장을 출발해서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방향으로 향하는 버스노선은 총 4개 노선으로 모두 27대가 운행중이다. 세부적으로 직행좌석버스로는 1300번 6대, 1500번 6대이며, 일반버스로는 13번과 17번을 합쳐 총 15대다. 총 27대의 버스가 평균 30분 간격으로 아침 5시부터 저녁 11시 20분까지 하루 130차례 운행중이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시간대는 9시부터 10시로 1시간 정도다. 나머지 시간은 이용고객들이 현저히 줄어들어 양산시가 한 대당 매년 1억 정도의 손실을 보전해 주고있어 업체 입장에서는 승객이 많고 적음은 별 문제가 안 된다. 양산시는 9년마다 차량 감가상각비 4억을 보전하는 등 양산 전체 버스차량에 대해 매년 200억 정도를 차량 관리비와 유지비 등의 명목으로 보조하고 있다. 결코 적지 않은 보조다.

실제로 기자가 1500번 직행좌석버스(45인승)를 타고 잠행 취재를 해보았다. 증산공영주차장을 9시에 출발한 버스는 양산지역만 35개 이상의 승강장을 돌고 돌았다. 각 승강장마다 4~5명씩을 태우는 등 드디어 양산시외버스터미널 역부터 좌석은 만석이 되었다.

이후 청어람역 부터는 입석 승차가 시작되고 10여명의 시민을 입석으로 태운 채 남양산IC를 통과해 고속도로로 달려 나갔다. 입석으로 탄 10여명의 승객들은 1시간 이상을 서서 가는 동안 힘들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일부학생들은 좌석 팔걸이에 몸을 의지한 채 졸기까지 했다.

불과 10여명의 입석 승객을 태우고 불편을 감수하며 불법을 자행해 가며 고속도로를 달리는 실상이었다. 승객들이 몰리는 시간대에 버스 1~2대 만 증편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아 보였다.

또 다른 승객 김 모씨는 "청어람역에서 타면 항상 입석이다. 입석도 입석이지만 고속도로를 엄청난 속도로 내달릴 때는 정말 무섭다"며 "무엇보다 승객안전이 최우선이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양산시와 버스업계는 이러한 승객들의 불편과 불법운행을 자행하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예산 타령만 늘어 놓고 있는 실정이다.

양산시 한 관계자는 "1시간 배차간격을 줄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배차간격을 줄여 버스를 투입할려면 버스를 증차해야 되고 운전기사도 늘려야 한다"며 "모두 시민의 혈세가 투입돼야만 가능한 일이다"고 난색을 표명했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총 4개의 버스가 30분 간격으로 교차 투입돼 부족하지 않다"며 "부득이 하게 차량을 더 투입할려면 증차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입석이라도 타지 않으면 승객들만 손해보는 것이다"며 대책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관계 당국은 예산타령만 하는데 예산 투입 없이 시간대에 따라 배차간격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간단한 문제라"며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시민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는 9시부터 1시간 정도다. 1시간만 배차시간 간격을 30분에서 15분으로 좁혀 차량운행을 늘리면 이런 시민들의 불편함이 말끔히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특히 "총 버스 27대에 하루 130 차례 운행 하는데 가장 바쁜 시간에 직행좌석버스를 15분 간격으로 2~3차례만 더 투입하고 한가한 오후 시간은 배차시간 간격을 조금 늘이면 큰 무리는 가지 않을 것이다"고 덧 붙였다.

실제로 배차시간을 살표보니 시민들이 몰리는 8시대와 아주 한가한 오후 3시 대를 비교하더라도 배차 간격은 30분대로 동일했다. 시민들의 불편함과 불법을 해결하기위한 관계당국의 노력이 많이 부족했다는 비난과 함께 최 씨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대목이었다.

한편 2012년과 2018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과 '도로교통법'이 각각 개정돼 대부분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를 경유하는 광역버스는 입석이 금지됐다. 또한 직행좌석형 시내버스는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22조에 따라 고속도로 운행 시 승차정원을 초과할 수 없다.

또한 양산시는 버스 한 대당 매년 1억 정도의 손실을 보전하며 9년마다 차량 감가상각비 4억을 보전하는 등 양산 전체 버스차량에 대해 매년 200억 정도를 차량 관리비와 유지비 등의 명목으로 보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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