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우한 코로나 19 감염 확산 사태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전 세계에서 확진환자가 급증하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지구촌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초기에는 정부의 신속대응과 시민의식으로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가 돌연 대구 신천지교회와 청도대남병원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발생하면서 정부의 대응단계도 최고수준인 '심각'으로 상향조정됐다.

급기야 우리 지역에서도 두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첫 번째 환자는 동면 금산리 거주 남성으로 이송 전까지 주거지 주변에서 움직인 것으로 확인돼 안도감을 주었지만, 두 번째 확진자인 29세 여성은 우리시에서 가장 번화한 증산신도시 상가 일대를 며칠 동안 활보한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지금 많은 국민들은 전국 31번 환자의 '슈퍼 전파'에 대해 극혐의 비난을 하고 있다. 신천지교회 집회에서 무차별적으로 전파된 정황이 당국의 추적으로 밝혀졌기 때문인데, 31번 환자도 피해자의 한 사람이라는 교회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보건당국의 일반수칙을 지키지 않은 31번 환자의 행동에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시중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가짜뉴스와 영상, 심지어는 코로나사태를 이용한 보이스피싱까지 출몰해 시민들을 동요시키고 있다. 심지어는 보건당국의 격리 권고를 무시한 채 돌아다니다가 확진판정을 받고 강제 후송되는 과정에서도 취재 카메라를 향해 브이 자를 그리는 등 상식 밖의 행동을 보이는 영상도 나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대형마트에서 타인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생필품을 싹쓸이하는 몰지각한 사람들도 허다하다.

극한의 상황에 봉착하면 그 사람의 본성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재난을 당했을 때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인데, 자신의 생사위협에도 불구하고 다른 피해자를 구호하는 이타적인 사람을 볼 때마다 과연 나도 그 상황에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경외심이 들곤 한다. 

평범한 사람이 갑자기 위대한 영웅적인 행동을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나로 인해서 타인을 위험에 빠뜨리거나 타인의 비난을 받는 행동만큼은 삼가야 하지 않겠나 하는 게 오늘의 사태를 보는 나의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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