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베푸는 방식
윤홍조
몇 날 며칠이었던가
목련이 피면서 허공도 환하게 피어나
땅도 거울에 비친 듯 환하다
그 속 들여다보는 내 마음도 반질반질 닦아지더라
그러더니 문득,
목련 온데간데없네
한때 꾹꾹 햇살 쟁여 부풀리던 햇덩이 몸
달꽃같이 나부끼던 향기로운 흰 살결이
한껏 부푼 아름다운 미문의 부신 몸
한 점 미련도 없이 훌훌-
어느새, 몸 벗어버렸네
지금껏 검은 세상 맑은 걸레질로 닦아내던
내 마음 바닥까지 환하게 닦아주던
확, 내 눈길 열어놓았던 목련이
갈 때는 저렇듯 아낌없이 날개옷 벗어버린
깜짝,
제 몸 베풀고 떠나는 방식이라니
하얀 목련꽃 피고 지는 봄이면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저 환한 거울 본래면목 本來面目 속
사람들 겁도 없이 드나든다
윤홍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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