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은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란다."

이 글은 셍떽쥐베리가 지은 '어린 왕자'에 나오는 말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 사람의 마음을 얻고 이해를 구한다는 것! 이것은 곧 소통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데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트여서 서로 통함'이다. 소통이 된다는 것은 막힘이 없다는 얘기다. 또한 막힘이 없다는 것은 너와 나 사이에 단절이 없고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잘 어우러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 시대는 서로를 편안하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이러한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의 본질이 있다.

셍텍쥐베리는 이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여기에 보이는 건 껍데기에 지나지 않아. 그것은 마음으로 보아야만 볼 수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거나 때로는 느끼면서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은 어렵지만 참으로 소중한 일이다. 

중학교 시절 미술 시간에 처음으로 피카소 그림을 보았었던 경험이 불현듯 떠오른다. 사람인 것 같으면서 아닌 것 같고, 얼굴의 앞모습과 옆모습이 함께 그려져 마치 괴물인 것 같은 그림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었다. '피카소는 왜 이렇게 그렸을까? 이 그림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의아했었는데 당시 그림공부를 하고 있었던 작은 형님을 통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생각한 모습을 그린다는 입체파의 선구자인 피카소 그림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고 의문점이 풀렸었다. 

이렇듯 우리는 보이는 면만 보고 판단하고 결정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친구간의 갈등, 회사에서 상하 직원간의 갈등, 경제적 계층간의 갈등 등 수많은 관계와 관계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마찰은 이해의 부족, 소통의 부재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세상 사람들의 모든 활동들은 상대방의 이해를 구하고 인정받고자 하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즉 소통은 상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이러한 소통을 위해 각 단체, 개개인은 다양한 방법으로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세대간 소통은 신세대와 기성세대와의 조화를 이루게 하고, 한 사회 내에서의 계층 간 소통은 사회와 국가 발전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한다. 성격과 가치관, 살아온 배경 등이 서로 다른 개개인이 상호간의 의견을 전달하고 맞추어가는 과정에서 차이와 갈등은 피할 수 없음을 이해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는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의견을 수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는 9년 전부터 양산의 도시문화 활성화를 위해 양산도시문화연구원이라는 단체를 운영해오고 있는데 가장 심각하게 느꼈던 것은 바로 동서부로 분리되어있는 양산의 소통부재로 일어나는 문제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난 해 양산도시문화연구원은 우리 양산의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를 두 차례 개최하였다. 양산도시문화연구원이 주최하고 양산의 교육, 문화, 공인중개사, 소상공인 단체들이 만든 천성문화포럼과 지역 거점 대학인 영산대학교가 뜻을 같이해서 큰 힘이 되어주었다.

'ONE ROAD, ONE CITY'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천성산을 사이에 두고 동서부로 분리되어 있는 양산 시민들간의 이질감, 상실감,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고자 하였던 소중한 시도였다. 

작금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생태문화관광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이 아닌 공존하는 대상으로 보고 관광을 접목하는 것이다. 2000년대 초부터 환경부와 한국관광공사, 문체부에서 여러 생태관광 지역들을 선정하고 있다. 40여군데 지정돼 있는데 천성산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자연환경도 우수하고 늪지 억새밭, 각종 동식물이 공존한다. 원효대사와 관련된 스토리텔링도 커다란 인센티브로 작용될 수 있다. 

이 세미나를 통해 양산의 동서부간 이질감 해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세대간의 소통, 역사간 소통으로 이루어져 우리 양산의 소중한 문화자산의 될 수 있는 지렛대가 되기를 희망하며 다시 한 번 소통의 중요함을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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