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오는 민담에, 이른 봄 눈이 녹기 전에 눈 속에서 꽃을 피워 주변의 눈을 식물 자체에서 나오는 열기로 녹여버린다는 꽃이 바로 복수초입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티벳의 산악지방에서 자라는 '노드바'라는 약초인데, 히말라야 산속 만년설 밑의 바위틈에서 돋아나 꽃을 피우는데 꽃이 필 무렵이면 식물 자체에서 뜨거운 열이 뿜어져 나와 주변에 쌓인 눈을 몽땅 녹여 버린다고 한답니다. '식물의 난로'라는 별명이 어울리지요.

우리집 마당에도 봄이 오는가 봅니다. 복수초 두 송이가 상사화 새싹을 배경으로 햇살 속에 그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상사화도 그 이름에 얽힌 슬픈 이야기가 있지요. 꽃이 필 때 잎은 없고 잎이 자랄 때는 꽃이 피지 않으므로 서로 볼 수 없다 하여 상사화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봄에 순이 올라와 봄에 30cm 가까이 잎이 자라다가 6월경 말라버리고 나면 한여름에 붉은 꽃이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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