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신청 3인, 국회까지 가서 합동 기자회견
홍 대표 차출은 김두관 전략공천 '면죄부' 주장
"지역정서에 반하는 공천은 PK 표심에 부정적"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양산을구(동면·양주·서창·소주·덕계·평산)에 차출될 거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미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공천신청까지 했던 김정희, 박인, 이장권 세 후보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0일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로부터 계속되는 험지 차출 압박을 받아온 홍준표 전 당 대표가 서울 차출론을 일축하고 "양산을구 출마는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한 뒤 공관위도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는 양상이다. 이후 각종 언론에서 양산 출마가 기정사실처럼 오르내리는 가운데 공관위가 부인하지 않은 채 김형오 위원장은 "공천신청자 면접이 끝난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산을구에서 예비후보로 활동하고 있던 후보들은 패닉에 빠졌다. 보름 전 더불어민주당에서 김두관 현 의원을 전략공천하자, '철새 정치인'으로 공격해 왔던 한국당 후보로서는 김 의원에 대한 면죄부를 줄 수 밖에 없는 난감한 처지에 몰리게 된 것이다.
당 공관위에 공천신청까지 마친 이들 세 후보는 즉각 기자실을 찾아 "여야 모두 전략공천으로 지역 주권을 짓밟는 행위로 강력한 저항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또, "홍준표 전 대표는 보수통합 노력에 적극 참여하고 공관위의 당초 요구대로 서울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회견에서 한 후보는 홍 전 대표의 공천이 감행된다면 세 후보 모두 탈당해 단일화를 거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며 압박 강도를 높이기도 했다.
세 후보는 또 다음날인 14일 상경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한국당 공천관리위원들께 드리는 회견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홍준표 전 대표의 전략공천은 민심에 반하는 것으로 역풍을 맞게 됨은 물론, 공관위의 공신력마저 무너지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어떻게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지" 반문하기도 했다. 또한 "민주당 김두관 후보가 홍 전 대표 상대 대결을 원한다는 발언을 내는 것도 홍 전 대표의 경남도지사 시절 무상급식 중단사태로 양산 학부모들의 극심한 반감을 샀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 김두관·홍준표, 상호 설전
한편,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미디어 등을 통해 '장수와 병졸'론으로 홍준표 전 대표와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홍 전 대표가 앞서 김 의원을 향해 "장수는 병졸과 싸우지 않는다"고 지적하자 이에 김 의원은 "도망만 치는 대장은 싸우는 병졸에 패한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응수하기도 했다.
양산을구 출마로 가닥을 잡은 홍준표 전 대표는 또 SNS를 활용해 양산의 관심사를 언급하면서 보수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일권 시장 대법원 판결이 지체되고 있음을 지적한 듯 "원칙에 어긋나는 선고 지연은 국민들로부터 사법부 불신을 초래한다"며 "대법원 2부에서는 조속히 민주당 양산시장 선거법 위반 사건을 선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이렇듯 양산을구가 여야 중진대결로 흘러가는 데 대해 시민들은 "거물급 인사가 국회로 진출하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과 "거대 양당제의 폐해가 반복되고 있어 지역 민의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등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