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신청 3인, 국회까지 가서 합동 기자회견
홍 대표 차출은 김두관 전략공천 '면죄부' 주장
"지역정서에 반하는 공천은 PK 표심에 부정적"

12일 시청 기자실을 찾은 한국당 양산을 예비후보 김정희, 박인, 이장권(왼쪽부터)
12일 시청 기자실을 찾은 한국당 양산을 예비후보 김정희, 박인, 이장권(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양산을구(동면·양주·서창·소주·덕계·평산)에 차출될 거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이미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공천신청까지 했던 김정희, 박인, 이장권 세 후보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0일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로부터 계속되는 험지 차출 압박을 받아온 홍준표 전 당 대표가 서울 차출론을 일축하고 "양산을구 출마는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한 뒤 공관위도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는 양상이다. 이후 각종 언론에서 양산 출마가 기정사실처럼 오르내리는 가운데 공관위가 부인하지 않은 채 김형오 위원장은 "공천신청자 면접이 끝난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산을구에서 예비후보로 활동하고 있던 후보들은 패닉에 빠졌다. 보름 전 더불어민주당에서 김두관 현 의원을 전략공천하자, '철새 정치인'으로 공격해 왔던 한국당 후보로서는 김 의원에 대한 면죄부를 줄 수 밖에 없는 난감한 처지에 몰리게 된 것이다.

당 공관위에 공천신청까지 마친 이들 세 후보는 즉각 기자실을 찾아 "여야 모두 전략공천으로 지역 주권을 짓밟는 행위로 강력한 저항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또, "홍준표 전 대표는 보수통합 노력에 적극 참여하고 공관위의 당초 요구대로 서울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회견에서 한 후보는 홍 전 대표의 공천이 감행된다면 세 후보 모두 탈당해 단일화를 거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며 압박 강도를 높이기도 했다.

세 후보는 또 다음날인 14일 상경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한국당 공천관리위원들께 드리는 회견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홍준표 전 대표의 전략공천은 민심에 반하는 것으로 역풍을 맞게 됨은 물론, 공관위의 공신력마저 무너지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어떻게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지" 반문하기도 했다. 또한 "민주당 김두관 후보가 홍 전 대표 상대 대결을 원한다는 발언을 내는 것도 홍 전 대표의 경남도지사 시절 무상급식 중단사태로 양산 학부모들의 극심한 반감을 샀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김두관·홍준표, 상호 설전

한편,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미디어 등을 통해 '장수와 병졸'론으로 홍준표 전 대표와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홍 전 대표가 앞서 김 의원을 향해 "장수는 병졸과 싸우지 않는다"고 지적하자 이에 김 의원은 "도망만 치는 대장은 싸우는 병졸에 패한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응수하기도 했다.

양산을구 출마로 가닥을 잡은 홍준표 전 대표는 또 SNS를 활용해 양산의 관심사를 언급하면서 보수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일권 시장 대법원 판결이 지체되고 있음을 지적한 듯 "원칙에 어긋나는 선고 지연은 국민들로부터 사법부 불신을 초래한다"며 "대법원 2부에서는 조속히 민주당 양산시장 선거법 위반 사건을 선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이렇듯 양산을구가 여야 중진대결로 흘러가는 데 대해 시민들은 "거물급 인사가 국회로 진출하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과 "거대 양당제의 폐해가 반복되고 있어 지역 민의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등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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