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의 불교 종파인 조동종은 13세기에 개산開山[처음으로 종파가 만들어짐]되었는데, 바로 도오겐[道元, 1200~1253] 선사에 의해서다. 23세의 도오겐 스님이 송나라로 유학을 떠났다. 도오겐이 송나라에 도착해 항주 경덕사에 머물렀다.

그런데 이곳에서 연세가 많은 전좌[부엌일 담당]인 승용僧用 스님을 만났다. 승용 스님은 한 여름,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서 산에서 갓 따온 송이버섯을 말리고 있었다. 승용 스님은 모자도 쓰지 않고, 허리가 부러질 것 같은 아픔을 참아가며 일에 열중했다. 도오겐이 안타까운 마음에 승용 스님에게 물었다.

"스님, 세납이 어떻게 되십니까?"
"60세입니다."
"이렇게 더운데, 다른 스님들이나 재가자에게 시키지 않고 왜 혼자 일하고 있습니까?"
"스님은 외국에서 온 모양이군. 그런데 다른 사람이 일한다면, 그건 내가 하는 일이 아니지 않은가?!
"연세가 많은데도 수행이 대단하시군요. 그런데 송이 말리는 일을 조금 시원한 때에 하시면 어떨까요?"
"그렇지 않네. 이 송이버섯은 해가 쨍쨍 더운 날에 말려야 맛있는 송이가 됩니다."

도오겐은 승용 스님에게서 두 가지 교훈을 얻었다. 첫째는 내가 싫다고 다른 사람에게 시킬 수 없는 법. 또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있어 내 인생이나 수행에 있어 공덕은 내가 짓는 것이다. 곧 다른 사람을 위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 둘째는 (햇볕이 강할 때 송이를 말려야 하듯) 기회는 바로 지금 해야지 시간이 지나면 할 수 없다. 기회가 지나버리면 다시 오지 않기 때문이다.

 

원 글의 취지로 돌아가자. 송이버섯을 햇빛이 강한 시점에 자신의 공덕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어떤 일이든 어떤 사람과의 관계이든 바로 그 자리에서 진실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자.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