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으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이 죽고, 거기에 전 세계로 병이 번지고 있다. 실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상황 속에 많은 나라에서 병의 전염을 막기 위해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어린이집에서도 아이들의 위생에 집중적으로 신경을 쓰며 등·하원 때마다 손 씻기고 마스크 챙기고 하느라 부산하다.

지방자치 단체 등에서도 각종 행사를 취소하고 우리 어린이집에서도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학부모오리엔테이션을 무기한 연기하기까지 이르렀다. 언제 어디서나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전염병이 이렇게 기습적으로 반란을 일으킬 줄은 예상 못했던 터라 전 세계가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 중이다.

이런 때에 불가(佛家)의 스승님들이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물 긷고 나무하는 것이다.”하신 말씀이 슬며시 마음을 파고든다.

지금 각지에 설치되어 있는 격리치료소에서 우한폐렴에 전염되어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함께 식사하고, 산책하는 등 그런 아주 사소한 일이 아닐까. 다만 그런 소소한 일상이 기적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대개는 너무 늦은 때라는 점이 안타깝다.

우리는 하늘을 날고 물 위를 걷는 기적을 이루고 싶어 안달하며 무리를 한다. 지금 같은 시국에도 마스크도 하지 않고, 손도 잘 씻지 않으며, 무언가를 동과 권력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언젠가 읽은 글에서 안구 두개를 바꾸려면 2억 원이 들고, 신장을 바꾸는 데는 3천만 원, 심장을 바꾸는 데는 5억 원, 간을 이식 하는 데는 7천만 원, 의수와 의족은 더 많은 돈이 든다고 한다.  지금 두 눈 뜨고, 두 다리로 건강하게 걸어 다니는 사람은 51억 원이 넘는 재산을 지닌 것과 같다고 한다. 서울의 그 어떤 고급아파트보다, 길가를 활보하는 그 어떤 고급자동차보다 비싼 이 몸을 가지고 세상을 활보하고 있다는 기쁨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하겠다.

그리고 앰뷸런스에서 산소호흡기를 사용하는데 한 시간에 36만원을 내야 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눈, 코, 입 다 가지고 두 다리로 걸어 다니면서 별 무리 없이 공기를 마시고 있다면 우리는 하루에 864만원씩 벌고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51억짜리 몸을 가지고 매일 하루에 864만원씩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왜 우리는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우리를 진정으로 불행하게 하는 것은 지금의 삶을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하고, 늘 고통스럽지 않기를 바라고, 노력하면 질병과 가난이 없는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 진정한 불행이다. 외부세상은 어차피 우리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좋든 싫든 다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이미 내게 주어진 현실은 피할 수도 바꿀 수도 없다.

지금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기쁨이 없고, 기쁨이 없으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감사하는 사람만이 행복을 누릴 수 있고, 감사하는 사람은 이미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

오늘 지금부터 숨 쉴 때마다 감사의 기도를 드려야겠다. 그리고 철저한 예방과 위생관리로 우한폐렴으로부터 지금 주어진 소중한 건강부터 잘 챙겨야 하겠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지금 건강하게 살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더 큰 욕심으로 나를 잃지 않게 하시고, 저 질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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