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滿月이 하늘에 떴다

                                      남경희

밤이 잠드는 어둠속에서
나는 하얀 땀을 쏟으며
산고를 겪는 여자의 굽어진 등을 보았다

창밖의 고요한 밤으로
젖은 몸 하나 축축히 걸어가는 길
몸 앓이로 모든 기능이 소멸해간다

밤은 잠들고 나는 깨어있다

철지난 옷가지를 여미고
어머니의 빈 젖을 만지작거려도
긴 긴 겨울에는 춥고 배고픈 일이 허다하다

이 하나의 밤!
새벽을 걸어도 채워지지 않는 고독함
부른 배를 가진 저 만월滿月이
건조한 몸 하나의 자궁으로 들어가고 있다.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