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벗 통기타동호회가 연주를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저녁 평산동의 아담한 카페 <피카소>에서는 조촐한 문화모임이 열렸다. 양산도시문화연구원(대표 황윤영)이 매달 마지막 금요일 저녁에 마련하는 ‘금요일의 기타와 시’ 행사가 열린 것이다.

2017년부터 열리기 시작해 32회째를 맞은 이날 행사는 시 낭송과 통기타 듀엣, 색소폰 연주와 함께 미니 토크로 분위기를 돋구는 등 자리한 동호인들의 하루를 편안하게 해 주는 휴식같은 시간이 흘러갔다.

양산시인협회 시인 정경남씨가 먼저 문태준 시인의 ‘빈집의 약속’을 낭송하면서 공연은 시작되었다. 이어 문예서 씨가 복효근 시인의 ‘어느 대나무의 고백’을 낭송하면서 무르익은 분위기를 황윤영과 기현주의 통기타 듀엣으로 끌어 올렸다. 아름다운 하모니의 <젊은 연인들>에 이어 비틀즈의 명곡 <예스터데이>는 기현주님의 가창이 동반되어 객석과 함께하는 싱어롱으로 이어졌다.

왼쪽부터 무형문화재 45호 대금산조 이수자 문정숙 씨, 시낭송의 강경희 회원, 3년째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황윤영 회장, 색소폰을 연주하는 김동수 회원.

2부를 여는 색소폰 연주는 김동수씨의 <이름>과 <옛사랑>이었는데 이문세의 노래로 익숙한 <옛사랑>이 나오자 따라부르는 이도 잠시 추억에 잠기는 듯 했다. 이날의 미니 토크의 연사는 양산신문 박성진 편집국장으로 ‘CHESS가 웅상의 미래다’라는 주제의 강연을 했다.

박성진 편집국장은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과 가족을 사랑하게 되고 이웃과 지역를 사랑하게 되며, 나아가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게 된다”고 했다. 또 양산도시문화연구원이 주창하고 있는 ‘천성산 트레일 생태관광자원화’ 사업을 의식해 스위스의 몽블랑 등반기지인 샤모니의 예를 들어가며 ‘CHESS’를 강조했다. ‘CHESS’는 문화(Culture), 치유(Healing), 생태환경(Eco)을 생각하는 관광(Sightseeing)의 이니셜로 천성산 프로젝트의 최종 비전을 구체화하는 캐치프레이즈로 활용되기를 바라는 내용이었다.

공연은 다시 강경희씨의 피천득 시 ‘이 순간; 낭송과 함께 현벗 기타동호회의 ’하얀나비‘, ’그대여‘ 연주로 마지막 흥을 돋군 뒤 막을 내렸다. 끝까지 함께 자리한 객석에는 본지에 <중국이란 코끼리 다루기>를 연재중인 조광수 박사와 <문화기행>을 연재중인 김백 시인도 보였고 양산민미협 김지영 회장도 함께했다.

행사를 주관한 황윤영 양산도시문화연구원 대표는 “금요일의 기타 시 행사는 3년 가까이 이어져 오면서 지역의 문화예술 애호가들과 전문가의 재능기부로 점점 성숙된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머지않은 장래에 진주의 유등축제 같은 단일 테마로 많은 시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천성산 문화축제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2014년 결성된 양산도시문화연구원은 그보다 먼저 ‘천성산숲길보존회’를 모태로 천성산 탐방과 안내판 설치사업을 추진했다. 매년 천성산 주변을 탐방해 오면서 자연생태관광화를 도모해 왔다. 2018년에는 천성문화포럼 결성의 주체로 영산대학교와 MOU를 체결하고 양산문화활성화를 위한 세미나를 두 차례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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