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북면 소석마을 이갑녀씨, 15일 별세
대한주부클럽 양산지회장 8년 역임
치매 어르신 뜸치료, 목욕 봉사도

양산 주부들의 대모 이갑녀씨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80세. 이씨는 지난 15일 오후 6시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하북면 녹동마을에서 태어난 이씨는 상북면 소석마을로 시집와 슬하에 3남1녀를 뒀다. 그는 지난 1997년부터 양산시 주부클럽 지회장을 맡아 실질적인 출범을 이끌었다. 주부클럽은 오늘날에도 소비자고발센터 등을 운영하면서 여성들의 권익 향상에 힘쓰고 있다.

고인은 주부클럽 활성화를 위해 자비를 들여 조직을 구성하고 회원들을 늘리기도 했다. 그래서 2년만에 대표적 여성단체로 키워냈다. 특히 회원들이 야유회를 갈때면 새벽 2시에 일어나 70여인분의 국과 밥을 만들어 제공할 정도로 부지런 했다. 회원들에게 궂은일을 맡기지 못하고 스스로 해냈던 것.

그는 또 치매환자들에게 뜸치료를 하는 실버봉사단을 만들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12년 본지에 기사로 보도되기도 했다. 쑥뜸 냄새가 몸에 배었지만 치매 예방에 좋아 봉사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이를통해 2009년 자원봉사자의날에 양산시의회 의장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역대 민선도지사 상장은 한번도 빠트리지 않고 수상할 정도 였다.

고 이갑녀씨는 김동주 전 국회의원, 안종길 전 시장에게도 큰 신뢰를 받았다. 상북 지역 소식통으로 동네에 일은 그를 통해서 알려지곤 했다. 잘못된 일에는 망설이지 않고 준엄하게 꾸짖는 성품이기도 했다고.

베델요양원, 경남도립노인병원 장애인목욕봉사도 했는데 그럼에도 "봉사는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며 "싫은 소리 한번 없이 봉사단을 이끌었다"고 한다.

고인은 7형제 중 막내에게 시집을 갔지만 시부모님을 10여년 가까이 모시고 장래까지 치를 정도로 효심이 깊었다.

생전에 양계장을 운영했는데 닭 1만수를 키우면서도 봉사활동을 했다고 한다. 양계를 생업으로 삼아 새벽마다 산란계를 거두고 분류하면서 자식들을 먹였다. 1인 3역으로 아내, 엄마, 봉사자의 역할에 소홀함이 없었던 그의 부고가 지역사회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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