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국 <남명천화상송증도가,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의 탄생>
세계 인쇄술 역사 바뀌나…뜨거운 진위 논쟁 속 종지부 찍을지 주목

양산 공인박물관에 있는 '남명천화상송증도가'가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이라는 주장을 담은 책이 최근 발간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불교서지학 및 고려대장경 연구의 권위자 박상국 박사의 <남명천화상송증도가,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의 탄생>(김영사)가 그것이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이하 '증도가')는 당의 승려 현각(玄覺, 665~713년)이 깨우친 경지를 노래한 증도가의 문언 뒤에 송의 남명선사 법천(法泉)이 '계송(증도가에 붙인 시)'을 붙인 것이다.

증도가 권말에 수록된 당시 무신정권 최고권력자였던 최이(崔怡)가 쓴 지문을 보면 " 이 책이 전래가 끊겨서 유통되지 않고 있으니 옳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각공(刻工)을 모집하여 주자본(鑄字本, 금속활자본)을 바탕으로 다시 판각하여 길이 전하게 한다. 때는 기해년(己亥, 1239) 9월 상순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그동안 학자들은 증도가에 대해 금속활자본이 전해지지 않아 고려 고종 26년인 1239년에 목판본으로 간행한 것으로 해석해 왔다. 증도가는 1984년 서울 삼성출판박물관이 소장한 삼성본이 보물 제758-1호로, 2012년 양산 공인도서관이 소장한 공인본이 보물 제758-2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박상국 박사는 "공인본 증도가는 목판본이 아닌 금속활자본이고, 이는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물 '직지심체요절'보다 138년 빠른 1239년에 간행된 최고의 금속활자본"이라 주장해 학계를 발칵 뒤집었다. 박상국 박사는 이 책을 통해 논란이 된 ‘최이의 지문’ 재검토부터 금속활자본과 목판본의 특징과 차이에 대한 분석, 우리나라 역대 금속활자본에 대한 논문을 모두 검토하는 등 역사적ㆍ학문적 고증과 더불어 오랫동안 한국 금속활자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학문적 고증을 거쳐 그 실체를 낱낱이 밝히고 있다. 따라서 증도가를 둘러싸고 그 진위 논쟁이 뜨거운 현 시점에서 이 책이 과연 그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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