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정경남

천양금 열매처럼 충혈된 눈
인공 눈물 찍어 넣으며 안과의사는 말한다
눈에도 마음을 건너는 서로 다른 강이 있어
내 풀어내지 못한 미련이
시간으로 가라앉아 충혈될 수 있다고
이 차선 신호등에 붉은 불 켜진다
소통의 길이 뚝 끊겼다
나이 먹을수록 후회는 많아지고
좁아져만 가는 눈물샘
쓴말 한 마디가 방죽을 쌓고
짠 눈물 한 방울이 우주를 적신다
마른 풀잎처럼 내 안에 치유될 수 없는 상처도
눈물 때문에 견디는 것이다
물의 힘으로 대지는 푸르고
저 편 아득히 멀어졌던 사람들
다시 물길 내어 경계를 지운다
눈은 붉은 태양을 닮았지만 눈물은
심장을 덮어주는 별을 닮았다
사람에게는 바다를 품는 눈물샘 있어
폭풍 우레에도 견디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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