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첫해다. 부산을 포함한 양산, 울산 등 부울경지역의 부동산시장은 어떻게, 어떤 시장을 보여줄지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이 높다. 2019년 서울 강남 등 집값은 연일 상승하는데 지역 부동산시장은 이와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역의 기간산업까지 수년째 위축되면서 시민들의 삶이 팍팍해진다는 느낌을 더 받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의 지역별 양극화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이 큰 탓이다.

2019년 부산 지역 부동산시장 동향을 아파트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으로 구분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아파트 매매시장은 전국 4.12%(2018년 10.71%), 서울 7.97%(2018년 21.47%) 상승하는 사이 부산 0.56%(2018년 –1.12%), 울산 0.23%(2018년 –2.65%), 양산 –1.07%(2018년 1.02%) 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전세시장의 경우 2019년 부산 –0.82%(2018년 –2.22%), 양산 –0.44%(2018년 0.1%), 울산 0.08%(2018년 –4.16%) 각각 하락 또는 상승했다.

2019년 한 해 동안의 가격 변화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부울경 부동산시장은 2018년에 비해서는 나아졌지만 전국 평균 수준에도 못 미치는 약세 장세였다고 정리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 상황은 아파트 매매시장보다 전세시장이 더 안 좋았다. 지역 내 과잉공급의 여파가 컸던 탓이다. 물론 지역 내 집 없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 내집 마련의 기회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내 집을 마련하더라도 집값이 오르지 않는 선택일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매수 시점 지연 또는 담분간 매수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좋은 것도 아니다.

그나마 부울경 지역 아파트 시장은 10월 6일 부산의 해운대, 수영구, 동래구에 대한 조정대상지역 전면해제 이전과 이후로 구분된다. 결과적으로 역외자본의 유입으로 이상급등, 이상과열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지역시장은 오래간만에 활기를 되찾는 듯 보였으니 말이다. 그것도 잠시 작년 12월 말을 지나면서 시장은 언제 그랬냐는 듯 가격이 한 풀 꺽인 조정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2020년 부울경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전개될까? 그 단초를 작년 12‧16 부동산 대책에서 찾을 수 있다. 왜냐하면 정부는 나름 일관된 정책적 목표를 지향하는 차원에서 관련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 역시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 보유자에 종합부동산세 즉, 보유세 인상 등이 주요 골자였다는 점에서 서울‧수도권 이외 지역에는 별반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런 이유로 지역 입장에서는 다행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12‧16 부동산 대책이 문재인 정부의 18번째 부동산관련 대책이었다는 점에서 역시나 이번에도 지역의 부동산시장 분위기는 대책 마련에 중요한 고려 대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지역 입장에서 ‘역차별’이라고 느낄지는 미지수다.

지난 12월 31일 주택도시보증(HUG)은 부산의 부산진구, 영도구, 지장군과 울산 남구, 경남도의 양산시, 통영시, 김해시, 사천시, 거제시, 창원시를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이것은 이들 지역에서의 아파트 분양이 어렵다는 반증이다. 선정 요건이 그렇다. 미분양 주택수가 500세대 이상인 시‧군‧구 중 미분양 증가, 미분양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 모니터링 요건이 필요한 지역에 지정되며, 지정 될 경우 분양보증 발급 위해 예비심사 또는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분양보증 절차가 까다로워짐을 의미함과 동시에 아파트 분양 시 판매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지역에 지정된다는 점에서 지정 지역 시장의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렇듯 부울경 지역의 지역 간 탈동조화(de-coupling)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오르는 지역은 오르는데, 떨어지는 지역은 예외 없이 상승에 대한 반등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지역 내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역 시장의 분화(segment)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은 올 한 해 지역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정부가 어느 정도 파악하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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