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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물토협은 분노한다

그 이름도 생소한 ‘물토협’은 ‘물금신도시 토지주협의회’의 줄임말이다. 범어와 증산지구로 대표되는 물금신도시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회원들은 원래부터 땅 주인이 아니라 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돈을 주고 토지를 매입한 지주들이다.

이들은 수년 간에 걸쳐 LH의 분양공고를 보고 청약에 참가해 대부분의 상업용지를 매입했는데, 주변 상가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에 응찰했던 이유 중 하나가 지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였다. 물금신도시 중심부에는 33만 평 규모의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 부지가 자리하고 있다. 이들이 재산가치 상승의 근거로 삼았던 것은 부산대학교가 수립한 지구단위 개발계획의 청사진이었다. 의과대학과 공과대학의 이전, 각종 대학병원의 설립과 전문대학원 개교를 포함하여 첨단산학단지를 조성한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그대로 믿고 비싼 돈을 주고 땅을 사 건물을 짓고 점포를 분양하기에 이른 것이다. 특히 정부가 내세웠던 동남권 의생명특화단지라는 특별한 프로젝트는 토지 소유자들의 희망을 더욱 키워주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넓은 부산대학교 부지에서 원래 계획대로 진행된 것은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그리고 몇 개의 병원이 전부이다. 공과대학 이전은 공염불이 된지 오래고 첨단산학단지로 계획된 구역은 빈 땅으로 놔두기 민망해서 시민 야구장으로 빌려주고 있을 뿐 전체 면적의 3분의 2에 달하는 22만평이 황무지로 방치되고 있다. 일부는 최근 주변 상가 주차장으로 임시 사용되고 있다.

1990년대 말 물금주택사업단지로 출발해 당시 토지공사를 시행자로 ‘신도시 조성사업’이 첫 삽을 뜬 이래 지금의 양주초등학교 주변의 1공구 공사만 진행한 채 중단된 적이 있었다. 신도시 사업 중단이 지역발전에 큰 장애가 된다는 현실에 직면한 시민들이 앞장서서 ‘신도시추진위원회’를 결성하여 정부와 토지공사를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부산도시철도 2호선의 양산 연장과 부산대학교 단과대학 이전문제가 현안으로 등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두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음으로써 신도시 사업이 다시 추진될 수 있었다.

당시 부산대학교는 엄청난 특혜를 받았다. 물론 여러 기관의 목표가 서로 부합한 결과였지만 토지공사로부터 대규모 부지를 최저 가격으로 매입하게 된 것이다. 처음 둥지를 튼 양산부산대병원의 개원까지는 양산시민이 쾌척한 성금도 무시못할 정도였다. 토지공사나 양산시로서도 부산대학교의 유치를 위해 지구내 도시계획의 변경을 비롯해 상당한 편의를 제공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부산대학교측은 ‘측간 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 다르다’는 속담처럼 매입 후의 처사는 지극히 양산도시 발전에 미온적 대처로 일관하고 있다. 고층빌딩 숲 사이로 공동(空洞)처럼 휑하니 자리하고 있는 놀고 있는 땅을 바라보는 주변 토지소유주들의 가슴은 찢어질 듯 아프기만 하다. 노른자위 땅은 평당 수천만원이 홋가했는데 거대한 상가지역이 빈 점포와 경매물건으로 변해 가는 현실을 그냥 두고 볼 사람은 없다. 물토협의 창립총회에서 터져나온 첫 발언이 “부산대는 땅을 팔아서라도 지주들의 손실을 보상하라”는 주장이었다.

최근 물토협의 애절한 호소가 닿았는지 지역구 국회의원이 청사진을 들고 또한번 장밋빛 약속을 내놓았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의원의 구상에 따르면, 부산대 유휴부지 중 일부를 아파트용지로 매각한 뒤 그 자금에 국비지원을 보태 첨단산학단지를 개발하여 주변 상가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를 위해 국유재산법을 개정하여 매각대금을 국고로 수입하지 않고 대학의 자체사업에 쓸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혹시라도 대학교 측이 부산 장전동 캠퍼스 상가 건축으로 진 빚을 갚는 데 쓸까봐 서면 약속까지 받았다고 했다.

윤 의원의 구상대로 된다고 해도 첩첩산중이긴 매한가지다. 양산시의 도시계획변경 절차도 수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부산대학교의 의지가 절실히 요구된다. 여태까지의 행태로 보면 신뢰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LH의 환매 위협도 고려해 볼 만 하다. 원래 용도로 쓰지 않고 있으니 계약을 물리겠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제대로만 된다면 시일이 다소 걸리더라도 윤 의원의 개발계획은 이제 남은 최후의 카드일 수 있다. 어차피 물토협 회원들은 ‘모 아니면 도’라는 입장이다. 어느 정치인이 나서 추진하든 제대로만 해 주면 몰표라도 주겠다는 걸 누가 말리겠는가. 빚을 내어 땅 사서 들어온 지주들은 이자내기에 주저앉은 이가 수두룩하고 임대 안내표지가 붙은 상가를 한숨지으며 바라보고 있는 이들의 분노를 더 이상 모른 체 해서는 안된다.

박성진 편집국장  ocarit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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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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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토협 회원 김성국 2020-01-13 22:44:38

    더이상은 참지 맙시다
    합시다
    우리가 속아서 받은 골병 ㅡㅡㅡ
    이젠 돌려 줍시다.
    기사 감사합니다
    편집국장님   삭제

    • 이우식 2020-01-13 21:15:45

      부산대가 양산물금의 적이다   삭제

      • 물토협회원 2020-01-13 17:50:59

        기사 잘읽었습니다.
        800명 물토협회원의 마음과 일맥상통하는
        기사의 글 입니다.
        물토협회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양산시민 전체의
        숙제이며 양산시 발전의 공동되는 목표라 판단됩니다.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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