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무풍한송길

                        김민성 (웅상초 교장)

 

山門을 지나서도
버리지 못한 마음 있거들랑

푸른 물 부딪힘에
얼굴 더욱 맑아지는
청류동 바위 위에
그 마음
살며시 내려두고 가라하네

山門을 지나서도
지우지 못한 가슴멍울 남거들랑

찬바람 거셀수록 푸르름 더해가는
짙은 솔 그늘 아래
그 멍울
천천히 씻고 가라하네

山門을 넘어서도
못다한 말들 입가에 맴돌거든

낮고 낮은 얘기 듣다
수백년 등 굽은 소나무 허리춤에
그 말들
나직이 들려주고 가라하네

山門을 넘어서도
마르지 않는 눅눅한 가슴 남았다면

말없는 석등아래
그 가슴
다 태우고 가라하네

김민성(웅상초등학교장)

山門에 들어서도
마음속 바람 아직 일렁이거든

청류동 푸른 물에
무풍한송 시린 솔에
그 바람
조용히 맡겨두고 가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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