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모임이 가능한 문화공간이 있다.

도심에서 한 걸음 바깥으로 나간 곳, 들어가는 입구의 유리문에서부터 7,8명이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거실과 벽을 장식한 사진들. 안으로 들어서면 마치 안주인의 사랑방처럼 발을 뻗고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앉은뱅이 나무탁자가 기다리고 있다.

곳곳에 사진작가인 주인장의 숨결이 느껴지는 이곳은 강서동에 위치한 창조 갤러리(관장 강미옥)다.

본인의 전시공간을 위해 시작한 못질이 자꾸만 욕심이 더해져 결국은 아름다운 이웃들이 아무 때나 와서 즐기는 공간으로 태어났다. 웅상에 살다가 이곳에 터를 잡은 지 몇 해, 처음 마련했던 장소에 아쉬움이 컸던지 아예 건물 하나를 인수해 들어가는 입구부터 아담한 꽃길로 바꾸었다. 강서동 주민센터 앞에 서명 바로 간판이 보이니까 찾기도 어렵지 않아 이제는 동네 사랑방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단다.

시인이자 사진작가인 강미옥 씨가 운영하는 창조 갤러리는 주인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카페가 아니다. 일종의 무인 카페다. 아무나 와서 천원짜리 지폐 두어 장만 올려놓고 커피를 내리고 앉아서 책도 읽고 사진도 감상하면 된다. 물론 음악도. 공휴일도 없이 저녁 9시까지 문을 열어 놓는다고.

교동으로 온 이후 유명한 인물 사진작가 고 최민식 작품전도 열었고 지난 해에는 모래작가 김길만의 30년 모래인생 사진전도 기획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 가끔 시인들의 정기 모임도 열리고 시 낭송가들이 모여 호흡을 나누기도 한다.

강미옥 관장은 "믿음으로 운영되는 갤러리가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 시민의 지혜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 한다"고 말했다.

창조 갤러리는 지난 해 겨울 이전한 기념으로 준비해 온 윤창수 사진전을 기획해 오는 10일 개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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