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문화원 향토사연구소,
<천성산, 원효의 발자취> 발간 및 조사보고회

■ 원효의 숨결 찾아가는 긴 여정(旅程)

“화쟁(和諍)의 문을 여는 통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천성산, 원효의 발자취> 보고서를 감수한 신용철 양산시립박물관장의 말이다. 화쟁은 ‘다양한 종파와 이론적 대립을 소통시키고 더 높은 차원에서 통합하려는 불교 사상’으로 원효대사의 대표적 사상이다. 원효의 발자취가 오롯이 남아서 말하고 있는 영산(靈山), 천성산은 양산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한 정신적 지주이기도 하다.
이 산을 중심으로 원효의 흔적을 찾아 나선 사람들은 척판설화가 전해지는 동래 범어사와 기장의 장안사를 비롯해 원효의 출생지인 경산 불지촌, 창녕 관룡사 등지를 순례하며 탐문을 거듭했다. 그러다가 드디어 원효가 천성산 안에서 처음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대둔사가 있었던 곳을 찾아내기에 이른다.
양산문화원 향토사연구소가 그 주인공이다. ‘천성산과 원효의 발자취를 따라서’라는 화두를 지니고 길을 나선 이들은 김용규 소장을 위시해 모두 12명으로 구성되었다. 김성곤, 김상삼, 김재동, 박극수, 박순천, 서중기, 안정의, 이상호, 정웅, 지영태, 이여울 씨가 단원으로 활동했다. 조사단은 지난 5월부터 8개월간 10여 차례에 걸쳐 천성산과 정족산을 비롯해 부산의 범어사, 경주 분황사, 황룡사지, 울산시 운흥사지, 창녕 관룡사 등지를 찾아 현지 승려와 역사연구가들을 만나 탐문을 거듭해 원효의 발자취를 담아 왔다.


▶원효 최초 창건한 대둔사지 찾아내
그 중에서도 값진 결과는 대둔사지를 찾아내 비정한 것이다. 지금의 내원사 주차장을 끼고 내원사와는 반대로 왼쪽 길을 따라가면 노전이 나온다. 노전에서 북동쪽으로 약 300미터쯤 떨어진 곳에 산 능선을 따라 400여 마지기의 전답이 있었고 그 가운데 대둔사지로 추정되는 지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천성산 89암자 중심에는 대둔사가 있었고, 대둔사는 원효성사께서 주석했던 성지다. 그러나 그 성지는 자연 속에 묻힌지 오래되고 자연과 함께 흘러온 세월 속에서 우리 기초조사단이 대둔사지임을 밝힌다...”고 기술한 책자의 행간에는 원효 정신의 뿌리를 찾아낸 듯한 뿌듯함이 엿보인다.
대둔사지가 정식으로 인준되기까지는 더욱 치밀한 고증과 학술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하겠지만 그런 출발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들의 활약이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된다. 박정수 문화원장도 “학술대회를 통해 대둔사지의 위치 비정과 학계 관심을 이끌어 양산의 천성산 문화가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격려했다.
김용규 소장의 보고가 끝나고 참석자들의 의견교환이 있었는데, 천성문화포럼 황윤영 의장은 “천성산 둘레길의 스토리텔링 관광자원화를 위해서도 좋은 자료들이 되었다”며 “89암자 순례지도를 만들어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봐야겠다”고 반겼다. 부산낙동향토사연구소와 기장향토사연구소에서도 자리를 함께 해 우리 조사단의 활동에 경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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