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 무료축제 너무 많다" 경종
삭감예산 대부분 양산예총 지부 예산
"예총 예산 없이 산하협회만 편성" 오해 고려
예산 통해 양산예총 사태 해결 촉구

김태우 예결특위 위원장이 내년도 예산안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내년 예산에서 각종 축제와 문화단체 관련 행사 예산이 대거 삭감됐다. 사업시기가 부적정하고 불필요하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삭감된 문화행사가 대부분 양산예총과 관련된 행사였다는 점에서 양산시의회가 예산을 통해 양산예총 사태의 빠른 해결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양산시의회(의장 서진부)가 지난 20일 제165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삭감한 내년도 예산안을 살펴보면 문화관광과 소관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먼저 사업시기 부적정으로 ▲전국사진 공모전 500만원 ▲풍경있는 사진전 500만원 ▲경남연극제 300만원 ▲경남무용제 300만원 ▲찾아가는 무용 어울림 한마당 410만원 ▲춤추는 락페스티벌 지원 500만원 ▲경남학생사생실기대회 300만원 ▲경남학생찰흙만들기 대회 지원 250만원 ▲양산미술제 800만원 ▲양산문학지 발간 300만원 ▲충렬공 박제상 추모 전국백일장 1300만원 ▲세대공감 콘서트 지원 400만원 ▲행복나눔 음악회 500만원 ▲제1회양산강변트로트전국가요제 7000만원이 삭감됐다. 또, ▲양산삽량문화축전 행사비 지원 1억9500만원은 사업효과성이 미비하고, ▲재즈페스타 행사 지원 6000만원 ▲물총축제 행사 운영 6000만원은 사업이 부적정해 삭감했으며, ▲작은음악회 2000만원은 중복사업으로 보고 삭감했다.

이렇게 축제나 문화행사가 대폭 삭감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양산시 가용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축제 예산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박재우 양산시의원(더불어민주당, 상북·하북·강서)은 "이미 양산시민의 문화소비 수준과 욕구가 높아진 상황에서 무료축제를 남발하기 보다 재즈페스타처럼 수준높은 공연을 제값 주고 관람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신규사업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종희 의원(자유한국당, 상북·하북·강서)은 양산시가 내년에 계획한 물총축제에 대해 "젊음의거리 등 예상되는 축제장소가 대체로 폭이 좁은 곳이라 사람들이 뛰어다니다 다칠 위험성이 크다"면서 "서울이나 부산처럼 이미 축제를 하고 있는 곳을 참고해 계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여름에 진행할 계획이던 제1회 양산강변트로트전국가요제에 대해서도 김효진 부의장(자유한국당, 물금·원동)은 "트로트가요제는 전국에서 돌아가면서 개최하는 행사로 3년간 국도비 지원으로 진행한 행사를 시에서 구태여 7천만 원을 들여 신규사업으로 진행할 필요성이 있는가"라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문제는 양산예총 사태의 조속한 해결이었다. 이미 양산시는 내년도 예산안에 매년 편성하는 양산예총 지원비 약 1억2천만 원을 계상하지 않으면서 예산압박 기조를 이어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하 지부 예산을 통과시키면 자칫 화합 없이 각자의 길을 가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효진 부의장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양산시가 일부 지부에 대해 예산을 삭감하거나 제외하고 올린 편성안은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우 의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예총이 서로 반목하고 있는 시점에서 전체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는데 지부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각자의 길을 가라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면서 삭감 이유를 밝혔다. 박 의원은 "이번 예산 편성을 통해 다시 한번 고민해보시길 바란다"면서 "의회에서도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는 등 사태 해결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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