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부결→본회의 부의→표결→부결
이중보장 가능여부·보험대상 범위 쟁점
박재우 "청년 사기진작 위해 꼭 필요" 지지
이장호 "예산 부족하다면서 무분별한 복지" 비판

 

김일권 시장이 군복무 청년 상해보험 지원 조례안이 부결되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상임위에서 부결된 '양산시 군복무 청년 상해보험 지원 조례안'이 본회의에 부의됐지만 표결 끝에 재차 부결됐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대립하며 앙금을 남겼다. 무상급식 논란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선별적 복지, 보편적 복지 논란도 재현됐다. 해당 조례안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양산시는 체면을 구기게 됐다.

제165회 양산시의회 제2차 정례회 2차 본회의가 열린 지난 6일, 도시건설위원회(위원장 임정섭)에서 부결된 '양산시 군복무 청년 상해보험 지원 조례안'이 부의됐다. 이 조례안은 군 복무 중 불의의 사고에 대비해 양산시가 양산시 청년을 대상으로 보험사와 단체 상해보험을 체결하는 내용이다. 양산시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군인이 상해 후유장해 및 사망, 질병 후유장해 및 사망시 3,000만원, 골절・화상 진단 시 30만원, 상해・질병 입원시 최대 180일 동안 1일당 3만원 보장한도로 사고지역에 상관없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자동 가입된다.

양산시는 보험 대상이 약 2천7백 명 정도라 보고 매년 1억 원씩 보험료를 납부할 계획을 세웠다. 또 지난 2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남 도내에서는 최초, 전국 기초 지자체 중에서는 6번째로 군복무 청년 상해보험을 지원한다고 홍보해 각종 일간지와 지역지, 방송을 통해 보도가 됐다.

하지만, 지난 3일 도건위 심사 과정에서 군복무 상해보험의 범위가 양산시민 안전보험 등 다른 보험과의 중복 문제, 보장의 범위 등 시행에 있어서 좀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부결됐다.

이렇게 부결된 안건이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이 부의를 요구하면서 이번 본회의에 오르게 된 것이다. 지방자치법 제69조 1항에 따르면 상임위에서 부결된 안건은 7일 이내에 의장이나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요구하면 본회의에 부의하도록 돼 있다.

이날 본회의장에서 박재우 의원(민주당, 상북·하북·강서)은 대표 발의를 통해 "군복무 중인 양산시 청년에게 상해보험을 지원함으로써 청년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복지향상을 통해 국토방위의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취지를 생각하면 도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상해보험의 지원범위, 시행을 위한 면밀한 계획 수립을 집행부에 당부한다"며 "본 조례가 통과될 수 있도록 선배 및 동료 의원들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조례안이 부의되자 김효진 의원(한국당, 물금·원동)이 나서 문제 제기를 함에 따라 전문위원이 다른 보험과의 중복지급에 대해 "실손 보장에 대해서는 1회에 한해 지급이 되고, 사회보장사업에 해당되지 않는 상해에 대해서는 이중보장이 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의원은 ""매년 일반회계 1억 원을 보험회사에 지원해 놓고 상해보험을 이중지급 받을 수 없다고 하면 시비만 낭비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후 찬반토론에서, 이장호 의원(한국당, 서창·소주)은 "위원회에서도 무조건 반대한 것이 아니다. 이 조례안이 보완을 통해 차후에 수정보완을 해서 다시 올라오면 충분히 통과할 수 있다고 봤다"면서 "수요조사가 전혀 없었던 예산계획이 첫 번째 문제였다. 군복무 청년이 2천7백 명 정도 된다는 그 조사 외에는 어떤 조사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정말 사정이 어려워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군복무 청년에게 지원하는 건 적극 찬성한다"면서도 "예산이 없어서 채권을 발행하겠다는 시가 왜 이런 무분별한 복지를 진행하는가. 사업을 하더라도 제대로 된 수요조사를 마치고 사업을 진행해라"고 요구했다.

결국 전자회의시스템 표결을 통해 출석의원 16명 중 찬성 8명, 반대 7명, 기권 1명으로 찬성이 과반을 넘기지 못해 조례안은 부결됐다. 민주당은 찬성, 한국당은 반대로 표가 극명하게 갈렸다. 서진부 의장의 기권 1표가 부결을 결정했고, 그 순간 김일권 시장은 고개를 숙였다. 

저작권자 © 양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