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15 총선을 4개월 여 남겨둔 시점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양산 지역의 속사정이 자못 복잡할 것으로 예측된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지 2년이 지나 정권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여러 가지 부정적인 정치 이슈들이 터져 나오는 것도 문제지만, 우리 지역 두 곳의 선거구 모두 새로운 인물이 출현해야 하는 사정이 그렇다.

양산은 이미 전국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어 퇴임 후 거처할 곳으로 알려져 있고, 그 이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임종을 맞았기 때문에 전국의 매스컴이 총출동한 전례도 있다.

이러한 점은 분명 민주당으로서는 상징적인 지지선일 수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갑 선거구에는 노 전 대통령의 수행 비서 출신인 송인배 후보가, 을 선거구에는 문 대통령이 직접 차출한 서형수 전 한겨레신문 사장이 입후보한 것을 보더라도 당의 전략 요충지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두 사람의 얼굴을 보기 힘들게 되었다. 먼저 현역 의원인 서형수 의원은 재선 도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은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으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음으로써 출마가 사실성 어려운 실정이다.

서형수 의원의 지역구인 웅상과 동면·양주동 지역에서는 이미 무주공산의 주인공이 되려는 지망생들이 진작부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반면에 갑 선거구에서는 송인배 씨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가 최근 들어서야 김성훈 전 도의원이 표면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공천 경쟁을 본격화하는 느낌을 주고 있다.

문제는, 두 선거구 모두 민주당으로서는 한 곳도 뺏기고 싶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곳이지만 사정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먼저 현역 의원이 있는 을 선거구(동면, 양주·서창·소주·덕계·평산동)부터 살펴보자.

4년 전 19대 총선에서 민주당 서형수 후보는 2만6천829표(40.33%)를 얻어 당선되었지만 당시 새누리당 이장권 후보와의 표차가 1천262표에 불과할 정도로 신승을 거두었다.

득표 분포를 보면 웅상 4개 동 지역에서 1천410표가 뒤졌고 동면에서도 1백표 가까이 뒤졌지만 양주동에서 2천 표 이상 앞서면서 부재자 투표 결과와 합산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이러한 표면적 결과 이면에는 당시 웅상지역에 두터운 개인 지지층을 보유한 박인 후보와 황윤영 후보가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 반발,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범보수권 지지를 분산한 것의 반대 효과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두 후보가 획득한 득표수가 1만표를 넘었음은 이를 증명하기에 충분하다. 다시 말하자면 보수권에서 유망한 후보로 단일화가 이루어졌다면 결과는 바뀌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20대 총선에서의 당선 전망을 살펴보면 여러 가지 여건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안정권을 확보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상대인 자유한국당에서 나동연 전 시장이 일찍부터 당협위원장 직을 맡아 시장 재임 8년의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총선 출마를 준비해 온 것도 커다란 부담이다.

그동안 양산이 PK지역으로 전통적인 보수 성향을 나타내 왔지만 최근들어 신도시를 중심으로 진보 성향의 외부 유입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민주당으로서는 반가운 현상이다.

부산, 김해와 더불어 낙동강 벨트를 구축하려는 문 대통령의 복안에도 부합된다. 이런 상황에서 어렵사리 얻어낸 한 석마저 위협받는 상황을 당직자들은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 을 선거구에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출마 예상자들은 대부분 지역 인사들이다.

서진부 시의회 의장, 박일배 시의원, 박대조 전 시의원, 임재춘 인재육성장학재단 이사장 등이다.

국회의원으로서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한때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이 또한 확실한 당선을 위해 지명도 높은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내부 희망을 노출시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출마 의사를 굳힌 인사들은 웅상지역에서의 연고를 최대한 활용하고 양주동 신도시 진보 성향의 표를 흡수하면 당선 확률이 높아진다는 셈법으로 공천을 받기 위한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반영하듯 지난 주 선거관리위원회가 개최한 예비 후보자 등록 설명회에는 을 선거구에 다수의 출마 예상자들이 몰리는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남은 4개월 동안 어떤 변수가 생겨 교통정리가 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재선의 자유한국당 윤영석 의원이 건재한 갑 지역구(물금읍, 상북·하북·원동면, 중앙·삼성·강서동) 사정은 지면 사정상 다음으로 미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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