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와 동일생활권이라 할 수 있는 부산의 조정대상지역이 지난 11월6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이하 '주정심')를 거치면서 전면해제 됐다. 이번에 해제된 곳은 해운대, 수영구, 동래구(이하 '해수동') 등이다. 물론 중앙에서 개최된 주정심 회의의 주요 안건은 서울시 전역 등을 대상으로 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지역 발표였다. 그럼에도 지역 입장에서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부산 조정대상지역 해제가 주요 관심사였고 그 염원대로 일단 전면해제 됐다.

조정대상지역 전면해제 후 한 달이 지난 작금의 지역 상황은 해제 염원처럼 지역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부응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언급하자면 해제 열망에 부응하는 시장 활성화 부분보다는 시장 왜곡이 우려된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도대체 해제를 원해 전면해제 되었는데 불과 한 달 사이에 지역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기에 이러한 우려가 존재하는 것일까?

부산의 조정대상지역 전면해제 이후 한 달 여 동안 나타난 지역 시장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파트 가격의 이상 급등 또는 이상 과열이다. 해수동 지역에 대한 조정대상지역 전면해제 이후 나타난 첫 번째 현상이 가격이 급격하게 오른 것이다. 조정대상지역 전면해제에 따른 이벤트 효과(event effect)라고 하기에는 무색할 정도로 올라도 너무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2천, 3천 하던 것이 하루가 다르게 5천, 1억 이런 식이다. 최근 부산 해운대 소재 LCT의 경우 해제 이후 6억 정도의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으로 지역 및 중앙 언론을 통해서도 소개될 정도다. 이 정도면 이상 급등이 맞다.

둘째, 거래 둔화다. 해제 이전까지 지역에는 전세물건이 많아 전세가격이 이전보다 낮은 상태에서 전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발생한 바 있었다. 그런데 해제 이후 양상이 바뀌었다. 전세입자도 없어 내놓은 물건을 매도자들이 걷어 들인 것이다. 살려고 계약금까지 지불했는데 팔지 않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계약금의 두 배로 배상하는 배액배상까지 가더라도 지금 팔지 않겠다는 것이다. 배액배상 금액보다 해제 이후 오른 가격이 더 컸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거래가 오히려 늘어나는 게 아니라 줄어들었고 이루어진 거래보다는 깨진 거래가 늘면서 오히려 거래가 둔화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제는 매도와 매수 가격이 맞지 않은 상태로 거래가 답보 상태이다.

셋째, 대기수요자들의 증가다. 실수요자들이 현재의 가격을 거래 가능 가격으로 생각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 대기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이것은 현재 호가(asking price)와 실거래가가 혼재된 상황에서 실거래 가격이 대기수요 증가로 낮춰질 수 있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대기수요 증가가 자칫 거래 부진의 악순환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될수록 전면해제에 따른 지역 시장 활성화보다는 또 다른 침체를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제 한달여 기간의 시장 변화를 복기해보면 다음과 같다. 부동산114의 자료에 따르면 부산시의 주간 아파트 가격은 2019년 9월 20일 이후 상승 반전해서 11월 29일 현재까지 전주 대비 하락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시의 경우는 10월 25일 기점으로 상승 반전됐다. 부산지역의 아파트 주간 전세값은 매매가격 반전 시점과 동일한 9월 20일 이후 상승 반전되었으며, 양산시의 경우에는 매매가격 반전 시점인 10월 25일보다 앞선 9월 20일 기점으로 상승 반전했다. 이것은 지표상 하락에서 상승으로서의 가격 반전은 9월 20일 전후를 말하는 것으로 주정심이 개최되어 해수동지역의 조정대상지역이 전면해제 된 11월 6일 이전부터 상승 조짐이 나타났다는 얘기가 된다. 결국 역외자본의 유입이 현재의 시장 상황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12월 둘째 주로 예정된 정부의 부동산시장 상시 점검 결과발표를 기다려 볼 일이다. 그 발표에 부산 지역 시장에 대한 언급이 있다면 현재의 상황에 대한 심각성이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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