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범죄 예방과 관련하여 셉테드(CPTED)라는 용어가 빈번하게 거론되고 있다. 셉테드의 역사는 캐나다의 도시학자 제인 제이콥스에서 시작했다. 제이콥스는 1961년 그의 저서에서 자연스럽게 활력있는 도시를 만들어 범죄를 예방하는 계획을 제안했다.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을 구분하지 않는 토지이용이 대표적이다. 셉테드(CPTED) 기법이란 미국에서 1970년대에 범죄를 예방할 목적으로 디자인을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생긴 용어다.

셉테드는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의 약자로 환경 디자인을 통해 범죄를 예방한다는 뜻이다. 범죄가 주로 어둡고, 외지고, 방치된 곳 등에서 발생하는 것에 착안하여 이 기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낙후된 건축물이나 도시 공간에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디자인을 활용하는 것이다.

오스카 뉴먼 미국 뉴욕대 건축학과 교수는 1972년 '도시 거주지역방범 설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셉테드 설계의 지침이 된 '방어공간이론'을 제시했다. 뉴먼 교수는 범죄 예방을 위해 4가지 필수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주거하는 사람이 친숙하게 느끼는 영역성 확보, 주민들의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감시, 자연적 접근 통제, 안전한 이미지 조성이다.

영역성 확보는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분리를 명확하게 인식하게끔 디자인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민들이 사적 영역을 철저히 관리하면서도 잠재적 범죄자들이 들어오는 것을 심리적으로 막는 설계다. 자연스러운 감시는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시설과 공간을 잘 보이는 곳에 놓고, 잠재적 범죄자가 숨을 수 없도록 만든다. 유리와 같이 안팎에서 훤히 볼 수 있는 구조와 재료를 사용하고, 적절한 밝기를 유지한다. 여름에 나무가 무성히 자라 시야를 가리지 않게 작은 나무를 심어 범죄를 감시한다.

자연적 접근 통제는 도로나 교통 패턴의 변화, 상징적 물리적 장애물을 사용해 잠재적 범죄자의 접근을 차단하거나 어렵게 만드는 설계전략을 말한다. 서울은 뉴타운을 포함한 재개발지역에 셉테드를 반영하도록 제도화했다. 행정안전부에서는 '한국형 안전도시 시범사업'으로 9개 지자체를 시범 선정했다. 여성가족부는 초등학교 통학로의 안전 확보 사업을 펼치고 있다.

양산시는 2019년 8월부터 내년 5월까지 10개월간 시장 공약사항인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위한 '국제안전도시 기본조사 연구용역'에 착수하였다. '더없이 편안한 안전건강 도시'를 목표로 지난 9월 9일 국제안전도시 기본조사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인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국제안전도시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사고와 손상을 줄이고 안전을 증진하기 위해 지속적, 능동적으로 노력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김해시가 내년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인접 지자체는 부산과 울산 남구가 공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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