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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지발전소, 주민동의 받아라" 반발남양산IC 수소전지발전소 내년 1월 착공 예정
지난달 29일 주민설명회…2021년 1월 개시 예정
   
지난달 29일 양산비즈니스센터에서 수소전지발전소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주민들 "학교 불과 100m 거리, 안전성 의문"
양산시에 각종 민원 제기…국민청원 게시판도 올라
증산과 비교 '소외감'…시·의원 소극적 행보 비판
학부모 중심 반대의견 확산…가산산단 이전 의견도




남양산IC 유휴부지에 건립예정인 수소전지발전소가 내년초 착공을 앞두고 주민들의 반대가 심상치 않다. 카카오톡 민원, 국민신문고, 옴부즈만 등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 양산시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까지 수소전지발전소를 반대하는 글이 올라왔다.

수소전지발전소는 한국도로공사, 한국중부발전, 경동도시가스, SK건설 등이 지난해 4월 남양산IC 약 1,750평 유휴부지에 발전용량 20㎿ 규모의 인산형 연료전지(PAFC) 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개발형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약 1200억 원 규모이며, 부지를 제공한 도로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3개 회사는 자본을 출자하고 직접 주주사로 참여할 계획이다. SK건설은 연료전지 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를 일괄 수행하고, 한국중부발전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를 담당하며, 경동도시가스는 연료 공급을 각각 맡았다.

이들은 내년 1월 본공사를 착공해 2021년 1월 상업운전 개시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달 29일 양산시비즈니스센터에서 사업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에너지 정책인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수소를 연료로 발전하는 설비로, 수소를 대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생산하기 때문에 별도의 연소과정 없이 효율이 높고 온실가스 발생이 적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평가 받는다. 이 때문에 도심지 속에 발전소가 들어서기도 할 만큼 안전하다는 것이 사업 시행사 측 입장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바로 그 '안전성'에 의문을 품는다. 수소전지발전소 건립 위치가 석산신도시 아파트 단지와 불과 2~300m밖에 떨어지지 않은데다 내년 개교 예정인 (가칭)석산2초·중학교와는 100m 거리에 있어 주민안전에 위협을 초래한다며 반대가 거세다. 지난 5월 강원도 테크노파크 강릉벤처 공장에서 수소탱크 폭발 사고로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등 실질적인 피해사례가 발생하면서 주민 불안은 더욱 커졌다.

한 마을주민은 "도심지에 수소전지발전소가 들어선 게 길어야 6년 정도인데, 이 기간으로는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면서 "강릉에서 수소탱크가 폭발하는 등 수소기반시설의 사고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학교와 100m 거리 발전소가 생긴다는데 누가 반대하지 않겠나"

특히 이들은 해당 사업이 '주민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 반발이 컸다. 환경영향평가는 100㎿ 이상 발전 용량의 대형 발전소만 받게 돼 있어 수소전지발전소 같은 중소형 발전소는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 9월 수소전지발전소 인허가 전에 환경영향평가를 필수적으로 거치게 하는 법안 발의를 추진한 바 있다.

주민들은 "수소전지발전소를 주거지 및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바로근처에 지으려면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당연지사"라면서 "발전사업 허가 단계부터 주민들에게 추진 계획을 알리고 특히 동의과정은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양산시에 민원을 제기했다.

한 주민은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글을 올렸다. 그는 '수소발전소 기준 전면 재검토 해주세요'라는 글에서 "문제는 수소발전소가 교육환경영향 평가제외 대상이라고 하던데 초등학교와 교육시설이 불과 100m 근처에 있는데 무슨 교육환경평가 제외인가"라면서 "유해물질이 나올수 있는 발전소 건립의 모든 기준을 재평가해주시고 적어도 주거단지나 교육 환경이 있는 곳에는 건설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글은 3일 오후 2시 현재 878명이 동의를 했다.

■ "같은 신도시인데"…석산주민들 "소외감"

석산주민들의 이같은 움직임의 한편에는 증산신도시와의 차별감, 소외감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석산신도시 한 아파트 이장은 "증산신도시와 비교해 소외감을 느끼는 주민들이 많다"면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돈을 주고 왔는데 증산에는 문화시설이나 복지시설이 가고 석산신도시에는 소각장, 열병합발전소, 하수처리장 같은 시설이 들어와 있다. 여기에 수소전지발전소까지 들어온다고 하면 누가 참겠는가"라며 주민 분위기를 전했다.

양산시와 시의원의 소극적인 자세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한 주민은 "주민설명회를 하는데 양산시에서 직원 한 명 안나오고, 시의원도 아무도 안 나왔다"면서 "민원을 제기하면 시에서는 민간에서 하는 사업이고,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허가한 것이라 권한이 없다면서 나 몰라라 한다"고 시의 행정을 비판했다.

한 마을이장은 "지역구 시의원에게 주민들 의견을 전하니 이미 결정된 사항이라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하더라"면서 "주민 의견을 수렴해 행정부에 전하고 감시해야 할 의원의 소명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전했다.

■ 수소전지발전소 반대, 이제는 전국 현상

이처럼 수소전지발전소를 둘러싼 갈등은 양산시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미 발전소 설립을 추진 중인 인천 송도, 경기 남양주·화성, 강원 강릉·횡성, 대전 유성, 충북 옥천 등 10여 개 지역에선 발전소 설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 이 중 일부는 지난달 25일 수소전지발전소 반대 전국행동을 발족하며 단체 행동에 나설 것을 밝혔다.

양산에서도 석산지역 학부모를 중심으로 수소전지발전소 반대운동을 본격화 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석산신도시 이지3차 남영훈 이장은 "아직은 양산에 수소전지발전소가 들어서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 이를 알리는 데 주력하면서 주민들의 반대의견을 시와 시의회에 전달할 계획"이라면서 "시행사도 그렇게 안전하다면 굳이 주거지 옆이 아니라 가산산단 등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환흠 기자  ysnews0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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