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자란 워터파크 오리 8남매, 인기도 '쑥쑥'
사람 몰리면서 일부 몰지각한 행위에 민원까지

"와, 오리가족이다!" 물금워터파크를 찾은 아이가 오리떼를 보고 신기해 하고 있다.

뒤뚱뒤뚱, 이제는 어엿하게 자란 오리 8남매가 양산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다.

양산국화향연이 열리고 있는 물금 워터파크 호수 한 구석에 설치된 초록색 그물안전망 주변에는 오리를 보러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시민은 "물가 근처에 있다가 우리 아기가 들고 있는 과자 보더니 우르르 몰려가는 모습이 재밌다"면서 "과자나 먹을걸 주면 안된다던데 그 오리들 덕분에 우리 아기만 신났다"고 흐뭇함을 전했다.

아이들은 연신 신기하다는 듯 오리 주위를 맴돌며 같이 놀고 싶어했고 자연스레 이곳은 오리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자연생태 학습장이 되고 있다.

이제는 워터파크의 새로운 터줏대감이 된 이 오리들은 양산시가 지난 4월 중순에 부산 인근 재래시장에서 사온 새끼오리 8마리다.

원래는 겨울철새인 청둥오리 수컷 두 마리가 어느 샌가 워터파크에 터를 잡으면서 오랫 동안 양산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마스코트 같은 존재가 됐다. 하지만, 이 중 한 마리가 지난해 12월 30일 죽고 나서 이제 한 마리만 남게 되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시민들이 민원을 넣기까지 했고, 이에 양산시에서 새끼오리를 투입할 계획을 마련했던 것이다.

수컷오리가 새끼오리들만 보면 쪼아대는 습성이 있어 그물보호망 안에 집을 마련해 보호하며 키웠고 그 덕에 양산천 물을 끌어다 써서 어종이 풍부한 호수에서 쑥쑥 자라 어엿한 성체가 된 것이다. 반대로 그 동안 터줏대감 역할을 하다 혼자 남은 수컷오리는 결국 워터파크를 떠나 양산천을 날아갔다.

하지만, 사람들이 오리 주위에 모이다 보니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오리를 보호해 달라는 민원까지 올라오고 있다. 양산시청 민원게시판에 한 민원인은 "양산 워터파크 오리들을 보호해주세요"란 제목으로 민원글을 올리고 "관심을 빙자해 동물학대를 하며 오리들을 괴롭히는 사람들로부터 보호해주세요"라고 요청했다.

민원인은 "아이들, 어른들이 열댓 명씩 모여 오리들을 둘러싸고 잡으러 다니며 만지고 오리의 엉덩이를 쫓아가서 때리는 것까지 봤다"면서 "오리들이 받을 스트레스는 아랑곳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오리들은 만성 스트레스와 해로운 음식들의 섭취로 오랫 동안 함께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어 민원을 남긴다"면서 "오리들을 관리 및 보호해 주시는 분이 상주는 못하더라도 CCTV 등을 설치해 오리들을 보호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공원관리자의 수시 순찰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면서 "호수에 어종이 풍부해 따로 먹이를 주지 않아도 오리들이 알아서 잘 찾아 먹으니 먹이를 주지 않도록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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